총 사업비 22조원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매립지 개발 프로젝트인 새만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삼성그룹 등 70여개 기업이 1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 가운데 3조6000억원가량은 계약까지 완료돼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한·중 간 경제협력의 첫 모델로 추진 중인 '한중 경협 특구' 건설도 최근 양국 정상회담에서 확정됐다.

전북 군산·김제·부안 지역에 걸쳐 있는 새만금은 개발 면적이 409㎢(담수호 포함)로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와 맞먹는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9년 농업생산기지를 목표로 시작된 새만금 사업은 수차례 논란을 거친 끝에 2009년 경제중심 복합도시로 개발 방향이 변경됐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지만 정부가 2012년 말 새만금 특별법을 제정하며 직접 사업에 나서자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은 "새만금을 세계적 수준의 경제특구로 만들 계획"이라며 "2017년부터 기업 입주가 본격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협 특구 개발…관광레저·신산업 유치"

정부는 22일 국토연구원을 통해 새만금 사업의 마스터 플랜(기본계획)을 3년 만에 새로 발표했다. 기존 계획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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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마스터 플랜에서는 새만금을 '국경을 초월한 경제협력 시범도시'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FTA(자유무역협정) 확산에 따른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FTA 체결 국가와 공동으로 경제협력 특구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한중 경협단지를 선도사업으로 추진한 뒤 일본·미국·EU(유럽연합) 등으로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류승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글로벌 기업 임직원이 불편함이 없도록 주거·복지·의료 등도 해당 국가에 맞춤형으로 지원한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중 경협 특구는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사업 추진에 합의한 이후 양국 국장급 실무회의가 추진되고 있다. 전경련과 코트라·산업은행 등도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 특구에는 식품가공 클러스터, 첨단 부품소재 산업·해양 관광산업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속도 내는 새만금…도레이 등 투자 잇따라

기업들의 새만금 사업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 기업 71곳이 11조 9700억여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OCI와 도레이그룹. OCI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1조원을 투자해 새만금 지역에 열병합발전소 공사를 시작했다. 2015년 시운전에 들어가 2016년 3월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발전소는 303MW(메가와트)급으로 새만금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과 상업시설, 아파트 등에 냉난방용 전기와 열(스팀)을 제공한다.

OCI 측은 앞으로 새만금 산업단지에 2조2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OCI 관계자는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탄소계열 소재 공장과 첨단화학 소재 사업을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향후 1200여명의 직접고용과 총인원 150만명의 간접고용, 10조원대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일본 도레이가 지난 8일 새만금 내 산업단지에서 고분자 첨단 플라스틱 소재 생산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1차로 약 2000억원을 투자해 2015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도레이 관계자는 "공장이 건설되면 150여명의 직접고용을 포함한 17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도 새만금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미 2011년 4월 새만금 지역에 그린에너지 투자를 위해 국무총리실·전북도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