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성장 가능한 업태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소량 구매 패턴이 자리잡으면서 수혜를 입는 유통 채널이 편의점이다. 조선비즈는 3회에 걸쳐 한국 편의점 시장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신세계(004170)그룹이 올해 초 인수한 위드미를 내세워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신세계가 ‘상생형 편의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가맹점주 모집에 나선 것이다. 이미 점포 포화상태인 편의점 시장에 뒤늦게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편의점은 점포 포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성장이 가능한 유통채널로 평가받는다. 신세계미래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 시장은 전년보다 9.7% 늘어난 13조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편의점은 당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앞으로 3년간 해마다 편의점 1000~2000개가 새로 개장하고 식품 비중이 늘어 객단가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상품 구색이 신선식품, 간편식 등으로 확대되며 반복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편의점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홀로 산다’ 무섭게 느는 1인 가구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점차 증가해 2035년에는 34.3%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에선 1990년 전후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골로 빠져들었다. 이 탓에 대형 유통채널 시장이 성장을 멈췄다. 반면 편의점 등 소형점포는 소량 구매 패턴과 창업 증가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한국의 1인 가구 비중(2010년 기준)은 23.9%다. 1990년대 일본의 1인 가구 비중은 10%에 불과했으나 2001년 27.9%(1320만가구)으로 늘더니 2011년 31.5%(1610만가구)로 급증했다. 특히 도쿄의 1인 가구 비중은 무려 42.5%다. 절반이 ‘나홀로 가구’인 셈이다.

통계청은 2035년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을 34.3%로 추정한다. 1인 가구 증가 속도가 일본보다 더 빠른 셈이다. 반면 1990년 가장 큰 비중(29.5%)을 차지했던 4인 가구는 2010년 22.5%, 2025년에는 10% 이하로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조사회사 인포플랜트가 2005년 6월 13~20일 NTT도코모 인터넷 이용자 1만46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편의점 이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남성 32.5%가 편의점을 매일 이용했다. 반면 여성은 16.1%에 불과했다. 이용 빈도를 기준으론 주 2,3 일(32.0 % )로 가장 많았고 거의 매일(20.9 %)와 주 4,5일(18.5%) 순이었다. 주 2,3일 이상 이용자가 70 %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한국 편의점 빅뱅 ‘구조조정 격화·경쟁 치열’

한국의 편의점 시장은 20년전 일본 성장시기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3년 편의점 업계는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다. 1814개의 편의점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같은기간 문을 연 편의점은 2387개로 순증 규모는 573개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914개의 편의점이 문을 닫았고 1267개의 편의점이 개점했다. BGF리테일, 세븐일레븐 등 일부 업체가 2012년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리면서 수익성 악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업계는 부실 점포를 폐쇄하고 새 점포는 지속적으로 늘리는 구조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 업계는 신규 점포를 경쟁적으로 늘리다가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다. 업계는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변신을 거듭했다. 이제 편의점은 ‘가까이에 있고, 언제라도 열려 있는’ 매력만으론 성장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일본 편의점 업계는 막 구운 빵, 야채 등 신선식품을 팔거나 식료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성장을 도모했다.

한국의 1~2인 가구 성장 속도는 일본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업계는 20여년전 일본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새 점포를 열고 있다. CU와 GS25는 시장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출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마저 이달부터 편의점 위드미 점포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GS25는 전국에 편의점 8040개(6월말 기준)를 운영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 점포는 8120개다. 매출은 GS25가 많다.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3조2194억원과 영업이익 1198억원을 올렸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매출 3조761억원과 영업이익 945억원에 그쳤다.

3위 업체 세븐일레븐은 얼마전 홈쇼핑에 점주 모집 방송을 내보냈다. 출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세븐일레븐 운영업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매출 2조5540억원과 영업이익 5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4.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3% 감소했다.

이제 신세계까지 출점 경쟁에 가세했다. 신세계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말까지 1000개 편의점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점포 수는 120개에 불과하다.

편의점 시장은 이제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 됐다. 편의점 사업이 국내 유통업계의 성장판이 될지 아니면 일본처럼 출점경쟁 탓에 수익성 악화와 구조조정을 겪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