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매이션 콘텐츠 업체 대원미디어가 불법 저작권 소송에 따른 수익 개선 기대감에 상승하고 있다. 불법 콘텐츠 유통이 줄어들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키드(어린이)와 애덜트(어른)의 합성어인 ‘키덜트’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한다.

대원미디어는 14일 전날에 비해 2.81% 오른 5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원미디어(048910)가 대규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진 것은 지난 1일인데, 그 이후 7월 들어서만 주가가 20% 가량 상승한 것이다.

최근 주가 상승은 대규모 소송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대원미디어는 지난 1977년 12월 06일에 설립된 회사로 만화영화의 제작 및 판매, 캐릭터 라이센싱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최근 콘텐츠 불법 유통이 심각해지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구체적으로 콘텐츠 유통 및 저작권단속 관련 권한을 메가피닉스란 업체에 위임하고, 법무법인을 선임해 지난 6월 말 경 주요 웹하드와 P2P 업체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미디어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병’, ‘이웃집 토로로’, ‘원피스’, ‘건담’, ‘짱구는 못말려’, ‘드래곤볼’, ‘슬램덩크’, ‘유희왕’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콘텐츠 3400여편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작권법 관련 소송에 따른 보상액 규모가 1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규제 강화는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음원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로엔, KT뮤직등 음원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됐고, 영화, 드라마 등 VOD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콘텐츠 업체들의 실적 또한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성환 유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P2P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콘텐츠 중 15% 가량이 애니메이션이다”라며 “이 중 70%가 대원미디어의 라이선스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키덜트 시장 확대도 주가에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연간 5000억 규모로 일본의 6조원, 미국은 15조원에 비해 작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록형 조립완구 레고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는데, 이중 30대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66%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원미디어는 올해 하반기 레고와 비슷한 조립완구 ‘텐카이나이츠’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블록형 제품 외에도 국내에서 키덜트 관련 제품 판매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6월 피규어·캐릭터 장난감 판매가 전년 대비 크게 늘었고, 피규어를 넣어 장식할 수 있는 전용 케이스 판매도 증가했다. 오는 8월 6일부터 10일에는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2014 서울키덜트페어’ 등 관련 박람회도 열릴 예정이다.

대원미디어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83억원, 영업이익은 4억9000만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월 반다이 코리아 지분매각에 따른 관계 기업투자처분이익 25억8700만원이 반영돼 1분기 당기순이익은 36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