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주류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지만 중저가·소용량 와인을 찾는 소비자는 증가하고 있다.

스텍와인.

중저가 와인은 일반적으로 3만원대 이하 와인을 말한다. 와인은 과거 품격있는 서양 음식점에서 즐기는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폭음하는 음주 문화 대신 술을 가볍게 즐기는 문화가 시나브로 자리를 잡으면서 저렴한 와인을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다. 특히 식사 중에 와인을 즐기는 가정이 늘면서 중저가 와인이 인기다.
세븐일레븐은 10일 지난해 와인 매출이 전년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와인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가량 증가했다. 세월호 참사로 주류 소비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선전한 것이다. 특히 2만원 이하 중 저가 와인이 전체 품목에서 73.1%를 차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와인의 대중화 빠르게 진행됐고,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가격이 많이 내려가면서 와인이 대중적인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특히 가정에서 즐기기에 부담이 없는 1만원대 상품이 인기다"고 말했다.

와인 전문 수입 기업 아영FBC의 경우 올해 1분기 중저가 와인 매출이 지난해 연간 판매량의 50%를 넘었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컸던 2분기에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판매량의 70%를 넘어섰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와인인 '디아블로'는 상반기에만 이미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섰다.
아영FBC는 "공중파 TV 광고를 통해 디아블로가 세계인이 즐기는 정직한 가격이라는 점을 알리면서 일반 소비자가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으로 자리잡아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엔 캠핑장 등 야외에서 와인을 즐기는 이가 늘면서 이 시장을 겨냥한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아영FBC가 내놓은 스택와인이다. 독특한 팩키지를 뜯어보면 일인용 사이즈 (187㎖) 항아리 모양의 잔이 4개가 있어 캠핑이나 피크닉 등 야외에서 즐기거나, 일인 가구에 안성맞춤이다.
세븐일레븐도 소용량 와인의 판매가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상반기 엘로우테일 미니와인 187㎖ 세트(4개·개당 4500원)'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0.1% 신장했다"며 "이는 전체 와인 매출 신장률보다 2배가량 큰 수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