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에 접목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둘러싼 거대 IT기업들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란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을 결합한 말. 차량에 무선통신 기술을 접목한 멀티미디어 기기를 장착, 운전자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와 오락거리를 통합된 시스템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구글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안드로이드 기기들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바꿔주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 "손대지 않고 모든 기능을 제어한다"…음성인식 서비스 '구글 나우' 기반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하면 운전자들은 탑승 후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결시키는 것만으로 네비게이션 등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된다.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 안드로이드 및 크롬 담당 수석부사장은 안드로이드 오토가 기존 네비게이션이나 훨씬 쓰기 편하고, 활용도도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용자들은 운전할 때도 네트워크에 연결되길 원한다. 길 안내를 받고 싶어하거나, 실제 교통 상황을 알고 싶어 하거나, 음악을 듣고 싶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운전석에서 스마트폰을 만지는 행동은 위험하다. 안드로이드 오토가 탑재된 자동차를 탄다면 (손대지 않고도)구글지도를 이용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고, 구글뮤직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음성검색을 이용할 수 있고, 구글나우 알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의 강력한 음성 인식 기술을 이용해 손대지 않고도 음성만으로 자동차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 ‘시리’의 대항마로 알려졌던 구글의 음성 비서 ‘구글 나우’가 여기에 쓰인다. 네비게이션 검색, 전화 등 기본적인 음성 인식 기능은 물론이고 음악 감상이나 이메일 쓰기 등도 운전 중에 음성만으로 가능하다.
구글의 검색 기술은 네비게이션에 적용된다.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기기를 차량에 연결하면 구글과 구글나우 서비스가 이미 파악한 사용자 정보를 토대로 주행 습관에 맞는 정보를 표시해 준다.
운전에 방해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사용할 수 없도록 제어하는 기능도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사용자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구동할 경우,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 등 안전 운행에 지장을 주는 애플리케이션은 실행할 수 없다.
◆ 올 연말부터 차량 시판 예정…애플 '카플레이'와 일전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 차는 연말쯤 나올 예정이다. 구글은 앞서 지난 1월 IT업체·자동차 업체들과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AA)'를 결성했다. 최근 새로 참가한 파트너들을 합치면 현재 OAA 회원사 수는 총 40여곳에 달한다. 현대자동차·GM·볼보·벤틀리·폭스바겐·스바루·아우디·닛산·마세라티 같은 자동차 제조사 뿐 아니라 LG전자·엔비디아·프리스케일·후지쯔 텐 등 IT업체도 OAA 회원사다. 이날 I/O 행사장에는 현대차의 소나타가 안드로이드 오토의 시연차량으로 전시되기도 했다
한편 애플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카 플레이'는 안드로이드와의 일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애플은 지난 3월 아이폰을 차량에 연결해 사용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플레이를 공개했다. 현재 카플레이 진영에는 페라리와 메르세데스 벤츠·볼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 플레이를 동시에 지원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대부분다”며 “한동안 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