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관련 금융 규제는 외국에도 있다. 그러나 한국만큼 강하게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주요국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를 보면 중국·홍콩 70%, 미국·스웨덴 80%, 핀란드 90%, 캐나다 95%, 일본 100% 등이다. 일본에선 집값 전체를 은행 대출금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네덜란드는 105%를 적용하고 있다. 집값보다 더 많은 금액을 빌려주는 것은 집을 살 때 들어가는 각종 세금, 중개 비용, 이사 비용까지 대출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한국만큼 낮은 나라는 싱가포르(60%) 정도이다.

DTI는 한국과 더욱 차별화된다. 명시적으로 일률적인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시행 중인 나라는 없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미국은 DTI 등에 대해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고, 각 금융회사가 알아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부동산 규제가 한국보다 덜한 것은 대출을 얼마나 해줄지의 결정은 기본적으로 금융회사 영역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 적용되는 LTV를 보면 가이드라인과는 큰 차이가 난다. 일본의 평균 LTV는 규제 상한인 100%보다 크게 낮다. 규정상 집값만큼 대출을 해줄 수 있지만, 금융기관들이 자체적으로 심사해 차주별로 다른 금액의 대출을 해주면서 평균 LTV가 규제 상한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이다. 유럽 평균 LTV도 68%로 80~105%인 규제 상한보다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시장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일을 정부가 강제 규율하면 시장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사전에 강제 규정을 만드는 것보다 사후 관리에 집중하는 게 외국의 대체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