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휴대전화 명가(名家)의 위상을 되찾을까.

LG전자가 새로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3의 판매 호조로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LG전자는 2000년대 중후반 '초콜릿폰'과 '프라다폰' 등 글로벌 베스트셀러를 배출하며 노키아·삼성전자와 함께 휴대전화의 명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스마트폰 대응이 늦으면서 최근까지 부진과 때로는 적자에 시달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카메라·디스플레이 등 그룹 부품 계열사의 역량을 총집결해 내놓은 야심작 'G3'가 지금까지 LG가 내놓은 스마트폰 중에서는 가장 좋은 반응과 판매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의 확실한 '빅3 체제'를 굳힐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G3 앞세워 휴대전화 명가 부활 노린다

일단 시작은 좋은 편이다. 5월 28일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된 G3는 5일까지 12만6000대가 팔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루에 1만4000대씩 팔려나간 것. 전작(前作)인 'G2'의 초기 판매량 7000대에서 2배로 수직 상승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을 고려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평가된다. 통신사 순환 영업정지 기간에 출시된 삼성 갤럭시S5의 초기 판매량(7500대)보다도 훨씬 많다.

그래픽=김성규 기자

해외시장에서는 출시 전부터 좋은 평이 나오고 있다. G3는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GSM아레나'가 이달 초 실시한 스마트폰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삼성 '갤럭시S5', 소니 '엑스페리아Z2', HTC '원MB' 등 주요 제품을 모조리 제쳤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레이저 자동 포커스 기능을 갖춘 G3의 내장 카메라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최고의 사진을 만든다"며 "LG가 G3로 경쟁자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갈지 모른다"고 전했다.

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G3를 '기다릴 만한 제품(Worth Waiting)'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말 전 세계 100개국, 170여개 통신사에서 G3가 출시될 때까지 다른 스마트폰을 사지 말고 기다릴 만하다는 의미다.

국내외 호평 쏟아져

국내 전문가들도 G3에 대해 호평했다. 얼리어답터(신제품을 먼저 써보는 사람)로 유명한 이찬진 '스마트앤소셜' 대표는 "스마트폰은 3번 정도 경험이 쌓여야 수준 높은 제품이 나온다"며 "LG도 옵티머스G와 G2에 이어 3번째로 나온 G3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애플과 삼성도 스마트폰에서 3번째로 내놓은 '아이폰3GS', '갤럭시S3'에 와서야 품질이 급격히 좋아졌다는 '삼세번'론(論)이다.

올 1분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를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영업적자 8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눈에 띄는 변화는 스마트폰 판매 단가 상승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1분기 LG와 삼성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 단가가 249달러로 동일하다고 9일 발표했다. 작년 2분기에는 삼성이 321달러, LG가 214달러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이후 LG 스마트폰도 품질이 좋다는 평이 나오면서 판매 가격이 상승세를 탔다.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다는 의미다. 특히 작년 8월 출시한 G2가 세계시장에서 650만대가 팔리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LG전자가 명가로 다시 부활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도 있다. 삼성과 애플 양강체제로 굳어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의 마케팅 전력은 상대적으로 약세다. 제품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으니, 이런 약점을 극복할 제품력과 강력한 마케팅 전략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초콜릿폰 영광 되살릴까

LG전자는 G3가 '초콜릿폰'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2005년 11월 출시한 초콜릿폰은 "LG 휴대폰은 보잘것없다"는 세간의 평가를 단숨에 뒤집어놓은 제품이다. 검은색 초콜릿바 형태인 이 제품은 "단순하고 아름다운 디자인" "쓰기 편하다"는 호평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2000만대가 팔렸다. 덕분에 LG 휴대전화의 브랜드 가치가 껑충 뛰어올랐다. 이후 명품업체 프라다와 협업해 내놓은 풀터치폰 '프라다폰'(2007년)과 외관을 빛나는 금속 소재로 감싼 '샤인폰' 등 개성 넘치는 제품이 잇달아 성공을 거두면서 LG전자는 휴대전화의 명가로 도약했다. LG전자 박종석 사장은 "G시리즈는 LG를 대표하는 제품"이라며 "G3는 세계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