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스마트폰 등 무선기기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시험센터가 완공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안전인증을 받는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신제품 경쟁력이 커질 것입니다."

안전인증회사 유엘(UL)코리아의 황순하 사장은 "한국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의 안전성을 검증할 시험센터가 올해 하반기 문을 연다"면서 "국내 전자 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경기도에 부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새 스마트폰을 판매하기 전에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있는 UL의 시험센터에서 인증 테스트를 받아왔다. 스마트폰 안전성 테스트는 통상 수주일에서 수개월까지 기다려야 하고 미국에 전담인력을 파견해야 하는 등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국내에 시험 시설이 들어서면 인증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새 스마트폰을 지금보다 더 빨리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UL이 미국 외의 국가에 모바일기기 시험센터를 설치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한국은 UL 입장에선 독특한 시장이다. 북미나 중국, 유럽, 일본처럼 사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삼성과 LG 같은 '빅 플레이어'가 있고, 곡면TV 같은 신기술이 쏟아진다.

황 사장은 "새 기술이 등장하면 안전성을 실험하고 결과를 통보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에 맞는 새 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제품을 기획해 개발하는 단계부터 안전을 깊이 있게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UL코리아 대표 외에 본사의 자동차 인증 사업 부문의 총책임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의 인증사업과 신시장 발굴을 이끌고 있다. 그는 2011년 UL에 영입되기 전 기아자동차 상품개발부서와 일본지사, 대우자동차판매, 인베스투스글로벌 자동차 컨설턴트 등을 두루 거친 자동차 사업 전문가다.

황 사장은 "구글의 무인자동차나 테슬라의 전기차처럼 이제 누구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전기차 배터리와 차량용 전자부품,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을 비롯해 차량 실내공기 품질 같은 소비자 요구가 커지면서 이 부문의 인증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