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의 급성장에 밀리던 백화점·대형마트·패션매장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ICT(정보통신기술)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로만 가능했던 기술이 오프라인 업체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한 고객이 백화점 매장에 들러 상품을 찾아가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최근 도입했다. 온라인 구매를 완료한 뒤 물건이 오기까지 며칠씩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물건을 손에 쥘 수 있는 서비스로, 8개 점포에 도입돼 있다. 홍기민(39·게임개발자)씨는 "오전에 사무실에서 온라인으로 대금 결제를 마친 뒤 점심 시간에 찾아갈 수 있어 종종 이용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어버이날에는 퇴근길에 선물을 찾으러 온 고객이 몰려 스마트픽 서비스 매출이 평소보다 4배 많았다.

미국 여배우 셀레스티 도슨이 의류 매장의 디지털 미러 앞에서 옷을 입자 SNS를 통해 보낼 이미지가 거울 위에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의 의류 매장에는 대형 거울(디지털 미러)을 활용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고객이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갈아입고 거울 앞에 서면 그 모습이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에 올라가 친구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스라엘 픽엔텔사가 만든 기술로 직접 옷을 입어보는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과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SNS의 장점을 모두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매장 내 고객 위치를 파악해 '싼 가격의 물건이 나왔다' 등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1일 상용화했다. 매장 곳곳에 붙여놓으면 고객 위치를 파악해 각종 정보를 보내주는 '비컨(beacon·'무선송신기'라는 의미)' 제품 4종류를 출시한 것. 예를 들어 3층에 있는 고객이 백화점 앱으로 특정 브랜드 운동화를 검색하면 "현재 있는 곳에서 2개 층을 올라가 왼쪽으로 꺾으세요"라는 식의 안내가 나온다. 비컨은 오차범위 1~2m 이내에서 고객의 동선(動線)을 파악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업체 3곳과 비컨 시스템을 도입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