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마크램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 신경과학 교수가 22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뇌를 위한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을 만드는 것입니다.”

헨리 마크램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 신경과학 교수는 22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인간 뇌 프로젝트(HBP)’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인간의 뇌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이 10억유로(약 1조원)를 투입하기로 한 대형 연구다.

마크램 교수는 “2030년까지 뇌에 대한 모든 정보를 취합해, 인간의 뇌에 적합한 모델을 구축한 후 이를 슈퍼컴퓨터에 올려 가상 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검색 플랫폼인 구글처럼 뇌 정보를 위한 거대한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EU는 뇌의 작동 원리를 의학, 기술, IT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각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 인류의 고질병인 뇌질환을 치료하겠다는 목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마크램 교수는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뇌질환의 영향을 받고 있고 전세계 GDP의 10%가 뇌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며 “뇌의 신경세포가 전기를 화학물질로 변환하는 과정만 정확하게 이해하면 셜록 홈즈와 같은 천재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뇌 정보를 담을 슈퍼컴퓨터가 현재 없다는 점이다. 마크램 교수는 “1초에 수십억개의 연산을 해낼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IBM과 협력해서 짓고 있다”며 “이 슈퍼컴퓨터로 뇌의 세포안까지 들어가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뇌를 본격적으로 실험하기 전까지는 쥐의 뇌를 활용해 가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마크램 교수는 “전세계 병원과 과학 박물관, 연구소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미래의 의사는 치료에 시뮬레이션을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의사 교육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간 뇌 프로젝트’는 2016년까지 뇌와 관련된 컴퓨터∙ 의학 연구를 위해 새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을 총 6개의 플랫폼으로 디자인하고 구현할 계획이다. 마크램 교수는 로잔공대 교수이자 브레인 마인드 연구소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10년 동안 10억유로의 투자를 받을 2개의 미래기술 주력산업 중 하나로 선정한 인간 뇌 프로젝트의 수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