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부터 비가 내리니 낮 12시부터 우산을 눈에 띄게 진열하세요' '식중독 지수가 80이니 두부 등 신선식품 관리에 유의하세요'….

동네 수퍼에서도 기상(氣象) 정보를 활용해 '날씨 경영'을 하는 시대가 왔다. 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들이 실시간 날씨 정보를 상품재고 관리와 마케팅 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상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미 편의점·제과점 등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기상 정보와 매출 간 상관관계를 분석·활용해왔다. 하지만 동네 수퍼와 같은 소상공인은 과거 경험에 의존해서 직관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상청은 실시간 기상정보는 물론이고 과거 3년간 데이터, 기상예측 정보 등 상세한 기상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중기청은 이를 활용해 올 10월부터 소상공인들의 수퍼마켓 공동 브랜드인 '나들가게' 업주들에게 날씨경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일주일간 날씨예보와 상품판매량 분석을 바탕으로 '상품별 권고 주문량' '오늘과 내일의 판매전략' '고객대응·상품관리 조언' 등의 정보가 포함된다.

실제로 대전의 김밥 전문점 '봉달이명품'은 날씨에 따른 매출 변화를 분석해 맑은 날엔 야채김밥, 비가 오면 참치김밥을 늘리는 식으로 차별화된 경영을 펼쳤다. 그 결과 30%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와 점포당 월 150만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거뒀다고 중기청은 설명했다.

중기청은 "향후 신용카드사와도 연계해 내년부터 나들가게 업주뿐 아니라 전체 소상공인이 활용할 수 있는 날씨 경영 정보를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