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영업재개 이틀 만에 2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주요 제조사들과 협의해 소비자가 단말기를 싼 가격에 바꿀 수 있도록 출고가를 내린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단독영업이 시작된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 동안 총 2만2501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만1250여명이 KT로 넘어온 셈이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에서 1만3933명, LG유플러스에서 8568명의 가입자가 KT로 이동했다. 이는 SK텔레콤(017670)단독영업 기간 중 일평균 6262건과 LG유플러스(032640)단독영업 중 일평균 8499건보다 많다.

황창규 KT 회장의 모습.

KT는 이번 단독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2월 취임한 황창규 회장의 첫 시험무대이면서도, 그동안 경쟁사에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아올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해 3월 KT에서 SK텔레콤, LG유플러스로 빠져나간 가입자는 18만여명에 이른다. 이는 SK텔레콤이 영업기간 중 빼앗긴 16만여명과 LG유플러스 이탈 가입자 14만여명보다 많다. KT가 점유율을 회복하려면 단독영업 기간에 최소 15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단독영업을 해오면서, 사업정지 초기보다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 덕을 본 것 같다”며 “영업정지로 누적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KT는 영업재개를 준비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와 협의해 5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낮춰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4미니, LG전자(066570)옵티머스GK, L70 등이 대상이다. 가입자가 이틀만에 2만명 늘어난 것은 낮은 출고가에 27만원 보조금을 더해 단말기 가격을 0원으로 하는 ‘공짜폰’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KT는 여기에 약정할인 후 금액인 누적 기본료에 따라 약정 기간을 12개월까지 줄여주는 ‘스폰지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KT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삼성전자, LG전자와 협의를 벌여 갤S미니, 옵티머스GK 등에 대한 출고가 인하를 협의했다”며 “사전에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출고가를 내려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