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잠재성장률이 0.4%포인트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발표한 '내수 침체에 따른 경제적 기회 손실 추정' 보고서에서 장기균형식을 통해 추정한 결과, 2009~2013년 민간소비(부가가치 기준)와 투자가 각각 연평균 8조400억원, 8조680억원 덜 이뤄지며 내수 위축이 심화됐다며 이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0.4%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민간소비가 13조1530억원, 투자는 11조7810억원 덜 이뤄졌는데, 만약 장기균형 수준 만큼 소비와 투자가 이뤄졌다면 24조9340억원의 부가가치가 더 창출되고 고용률은 1.1%포인트 추가로 상승해 60.6%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내수 비중은 1996년 99.7%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74.3%로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비와 투자 모두 침체되는 상황이다. 소비가 우리나라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55.7%에서 지난해 50.6%로 하락했고, 투자 비중 역시 같은 기간 30.8%에서 24.6%로 줄었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내수 위축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내수 비중은 87.1%였고, 독일과 일본은 각각 73.8%, 79.4%였다.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 등 소비 여력이 약화되고 ▲가계 소득 분배 구조의 양극화가 심화됐으며 ▲고령화 인구 증가로 소비성향이 하락하며 민간소비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또 ▲경기 침체로 기업 수익성이 악화됐고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가 위축됐으며 ▲해외직접투자는 증가하는 반면 외국인직접투자는 감소해 투자 역시 침체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소득분배를 개선하고 중산층을 재건해 소비를 확대하는 한편 일자리와 투자를 늘리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확대해 투자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