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실적 부진이 올 1분기에도 이어졌을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금융사들은 뚜렷한 실적 개선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과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 등 연초부터 악재가 겹쳐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꾸준히 하향 조정됐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해 보다는 순이익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 반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는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4대금융지주 1분기 실적 추정치

2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이 1조4815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인 1조4998억원과 비교해도 183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당초 올해 1분기의 실적이 지난해 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말에 추정한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1조7002억원으로 전년대비 1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었다. 4개월 사이에 추정치가 2000억원이나 하향 조정된 셈이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2조8000억원) 대비 반토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대 금융지주 실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주사별로 보면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2770억원으로 전년동기(3130억원) 대비 12% 줄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말에 추정된 순이익은 3428억원이었으나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 관련 충당금과 국민행복기금 감액손실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면서 추정치가 가장 크게 하향 조정됐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KT ENS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로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하나금융의 1분기 대손충당금은 3000억원으로 경상 수준인 2300억~2500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KT ENS의 납품업체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에 빌려준 대출금 중 1624억원을 받지 못한 상태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3801억원. 지난해 1분기(4129억원) 대비 8% 감소한 수준이다. KB금융 추정치는 지난해말 4337억원이었다. 그러나 KB국민카드가 연초에 발생한 개인정보유출 사태로 영업정지를 당한데다 국민은행의 체크카드 발행 업무도 차질을 빚으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은행 해외점포 부당대출, 허위증명서 대출사건 등으로 ‘리딩뱅크’ 이미지도 크게 훼손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금융은 1분기에 28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순이익(2510억원)에 비해 14.6%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 실적 악화를 주도했던 STX그룹와 성동조선 등 부실기업 충당금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신한금융은 1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5366억원으로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인 5229억원과 비교해 3%(137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금융권에서 잇따라 발생한 각종 사건 사고에서 비켜나 있었던 게 수익성 유지에 주된 요인으로 거론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금융사들이 화두로 삼았던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올해 1분기에 개선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연초부터 각종 사고로 금융권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개시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5일부터 KB금융을 시작으로 은행권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