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XP에 이어 윈도8에 대한 기술지원도 중단하려고 하고 있다. 윈도XP는 출시된지 12년이 지난 운영체제(OS)라지만 윈도8은 최신 OS라 논란이 예상된다.

윈도8 시작화면.

MS 수석 마케팅 매니저 벤 헌저는 지난 15일 MS 공식 블로그를 통해 “’윈도8.1 업데이트1’은 윈도8.1의 누적(cumulative) 업데이트에 해당한다”며 “5월 13일에 나올 윈도8.1 보안 업데이트는 앞으로 나올 모든 서비스 업데이트의 서비스 기준(baseline)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글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5월 13일까지 ‘윈도8.1 업데이트1’을 설치하지 않으면 윈도8.1 이용자들은 더 이상 보안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4주 마감시한을 준 것이다. 윈도8.1 업데이트1은 지난해 10월 배포한 윈도8.1에서 마우스와 키보드 사용자를 위한 사용자환경(UI)과 주요 보안 패치와 버그 수정 등이 포함된 업데이트다.

MS는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은 5월13일 이전에 자동으로 윈도8.1업데이트가 실시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MS가 밝힌대로, 자동 업데이트를 사용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모든 업데이트를 일일히 진행하지 않는다는게 중론이다. 실제로 윈도8.1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고 윈도8을 그대로 쓰는 이용자들도 많다. 게다가 기업의 경우에 4주라는 마감시한은 너무나도 짧다. 기업 내 모든 윈도8 기반 PC들을 업데이트하려면 결재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MS는 기업 이용자를 위해 마감시한을 8월 12일까지로 연장했다.

외신을 비롯해 국내 IT전문가들도 이처럼 OS 지원 정책이 멋대로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MS가 약속한 윈도8에 대한 기술지원 업데이트는 2016년 1월12일까지였다. 이른바 OS의 ‘수명(life cycle)’을 이렇게 정해둔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MS가 윈도8.1을 포기했다”며 “이런 조치는 자신의 발에 총구를 겨냥하는 꼴”이라고 전했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내의 경우 PC OS 시장이 MS에 종속돼 있다”며 “MS 소프트웨어 때문에 비용이 발생한다면 무료인 오픈소스로 옮겨가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이런 결정이 나온 시점도 최악”이라고 전했다. 사상 최악의 보안 위협이라고 불리는 ‘하트블리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트블리드는 전 세계에서 보안을 갖춘 웹 서버 17%를 보안 위협에 노출시켰다. 포브스는 “보안에 대한 걱정이 큰 상황에서 기술 지원을 끊겠다고 발표한 것은 바보같은(stupid) 결정”이라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MS의 이런 조치가 윈도9을 빨리 내놓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한다. 재작년에 선보인 윈도 8과 업데이트된 윈도8.1버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MS가 ‘쓰레숄드(Threshold)’라는 암호명이 붙은 윈도 9의 출시를 서두를 것이라는 것. 미국의 유명 IT 전문 블로거 폴 서로트는“MS가 윈도8을 비스타(Vista)와 같이 취급하고 있다”며 “윈도8이 실패작이라는 걸 인정한 셈”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