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차승학(27)씨는 중국 음식 등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스마트폰의 배달 주문 앱을 애용한다고 합니다. 앱에서 집 근처의 중국집이나 보쌈집을 검색한 뒤, 주문할 음식을 선택하고 카드 결제까지 일사천리로 끝낼 수 있어서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음식점 전화번호를 몰라도 되니 그야말로 스마트폰 시대가 낳은 '첨단 서비스'라 생각했죠. 그런데 최근 배달 주문 앱으로 보쌈을 주문했는데, 한 시간 뒤 도착한 것은 족발이었답니다. 어찌 된 일이었을까요.

족발집 직원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배달 앱으로 주문을 하면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앱으로 주문하면, 앱 업체 직원이 단말기에 뜬 주문 내용을 확인하고 해당 음식점으로 전화를 걸어 재주문하는 식입니다."

'설마' 싶어서 앱 업체에 확인하니 정말 "그렇다"고 했다는군요. 실제로 업계 선두인 '배달의민족'뿐 아니라 독일계 서비스인 '요기요' 등도 이같은 전화 재주문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짜장면을 주문하고 앱에서 카드 결제를 하면, 회사 직원이 이를 확인하고 곧장 짜장면집에 전화를 걸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짜장면 두 개요"라고 대신 주문을 해주는 식이죠. 따라서 직접 전화로 주문하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중간에 메뉴나 배달 장소가 바뀌는 경우도 생겨 소비자 불만도 나온다고 합니다. '첨단 서비스'의 이면엔 예전과 똑같이 일일이 전화로 주문하는 아날로그 방식이 있었던 겁니다.

업체들은 앱을 통한 원스톱 주문이 가능하려면 대도시부터 시골 촌구석까지 10만개가 넘는 전국의 짜장면집·족발집에 표준화된 '주문 알림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현 단계에선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합니다. 음식점 주인의 휴대전화에 '딩동'하고 문자를 보내는 방법도 있지만,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워 여전히 전화 재주문 방식을 쓴다고 합니다. 음식 주문 앱이 보다 신속·정확·편리한 '철가방 서비스'로 자리 잡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