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인터넷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 각국 정부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은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커넥티드 스토어. TV는 물론 전시제품이 통신으로 연결돼 있다.

구글은 올 1월 32억달러(약 3조3800억원)를 들여 ‘네스트랩’이라는 회사를 인수했다. 네스트랩은 애플에서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개발했던 토니 파델이 창업한 회사로, 대표 제품은 자동온도조절장치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냉난방 온도를 스스로 학습해 최적화된 실내온도를 유지해준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구글은 더이상 검색엔진으로만 만족할 수 없다”면서 “네스트랩의 인수는 만물인터넷 시장의 진입을 의미하는 것이며, 구글은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떠오르는 만물인터넷 시장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IT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30년까지 1조9000억달러(약 2000조원)라는 거대 시장이 만물인터넷을 통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인수합병(M&A)과 사업제휴 등에 활발히 나서면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반도체설계기업 ARM은 지난해 8월 핀란드 벤처기업인 센시노드를 인수했다. 센시노드는 만물인터넷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회사다. ARM측은 “만물인터넷 기술이 무선 센서와 스마트 가전, 헬스 애플리케이션(앱), 웨어러블 기기 등에 사용될 수 있다”면서 “특히 기계간 통신(M2M)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2020년까지 300억개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ARM 기반 기기들이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통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005930)는 올 2월 만물인터넷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는 미국 시스코와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전자업계는 두 회사가 기존 특허는 물론 향후 10년간 출원되는 특허까지 포괄적으로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었다는 것은 향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일 만물인터넷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기업뿐 아니라 세계 각국 정부도 만물인터넷 산업 육성을 위해 뛰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정보통신 전시회 ‘세빗(CeBIT) 2014’ 개막식에서 영국 서리대, 킹스칼리지와 독일 드레스덴대가 공동으로 5세대(G) 이동통신 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4세대 이동통신보다 최대 1000배 빠른 5G 이동통신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만물인터넷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캐머론 총리는 만물인터넷 연구개발(R&D)에 4500만파운드(약 790억원)를 투입, 건강·에너지효율·교통 등의 과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2025년까지 국가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혁신적 기술 중 하나로 만물인터넷을 선정, 기술로드맵 수립에 착수했다. 중국 역시 후베이성 우한시 등을 만물인터넷 시범도시로 선정하고 산업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현재 2조3000억원 수준인 만물인터넷 시장 규모를 2020년까지 30조원 수준으로 키우고, 전문기업 수출도 7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이를 위해 만물인터넷 SW와 플랫폼 개발·확산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스마트센서·기기 기반 만물인터넷 제품 보급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만물인터넷 촉진을 위해 무제한인터넷주소(IPv6)를 확산하기 위한 계획도 발표했다.

기존 인터넷주소(IPv4) 체계에서는 주소가 고갈문제 등으로 원활한 통신망·서비스·단말기를 지원하기 어렵다고 보고, IPv6로 대대적인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에는 SK텔레콤(017670)이 IPv6 기반 LTE 서비스를, SK브로드밴드는 IPv6 기반 유선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IPv6 기반 웹사이트 사용서비스를 개시한다.

이진규 미래부 인터넷정책관은 “IPv6 전환이 앞당겨지고 만물인터넷 등 인터넷 신산업이 활성화되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