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전국 어디서나 빠른 속도의 유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거래를 하거나 지하철에서 실시간 TV방송을 시청하는 게 일상화된 나라이다. 특히 18~24세 젊은 층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무려 97.7%에 달한다. 하지만 자만해서는 안된다.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인터넷 철학, 바로 정보의 개방과 공유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오늘날 인터넷의 눈부신 발전에는 '팀버너스리(Tim Berners-Lee)'의 공이 지대하다. 1989년 정보 공유를 쉽게 하기 위해 최초로 월드와이드웹(WWW)을 창안한 '팀버너스리'는 '기술은 여러 사람이 나누어 써야 한다'는 믿음 아래 월드와이드웹 아이디어를 공개 했다. 또한 1994년 정보화 세상을 위한 하부구조로서의 웹의 기술적, 사회적 확산을 위해 웹 기술 및 표준을 정하는 국제적인 웹 표준화 단체인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을 창립하여 지금도 W3C를 이끌면서 인터넷의 개방과 공유를 추구하고 있다. 올해로 탄생 25주년을 맞이한 월드와이드웹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정보를 연결시켜 주었다.

인터넷이 개방과 공유의 가치를 갖게 되면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IT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정보를 표현하고 공유하는 전통적인 웹 서비스에서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미래의 응용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랫폼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든 서비스가 융복합되는 컨버전스 환경이 구축됨에 따라 웹 기술은 서비스 컨버전스를 실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 분야와 접목되는 융복합 서비스 제공 기술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웹 기반의 서비스가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가지고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웹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비즈니스화 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비즈니스 아이디어들이 인터넷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제 정보의 개방과 공유는 웹 시대의 중요한 가치이자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개방과 공유는 '표준'이라는 기술적 토대가 전제되어야 온전한 확장성을 갖는다는 사실이다. 즉 표준을 따라야 신속한 서비스 개발과 효율의 극대화가 이루어지고,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웹 표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그 결과, 우리의 웹 역사에는 Active X와 같은 비표준 기술로 도배되는 기형적인 발전을 해왔다.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유무선 통합 환경에서의 웹 표준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표준을 준수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서비스 접근성의 개선, 확장의 유연성과 비용 절감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창조경제의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웹 기술 전반의 표준화가 매우 시급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올해를 기점으로 어떤 인터넷 환경에서나 사용가능한 상호운용성 같은 주요 핵심기술의 표준화를 통해 관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등 웹 표준 국가로 전환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세계최고 권위의 '국제 월드와이드웹 컨퍼런스'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웹 관련 산업발전 및 표준화를 위하여 월드와이드웹을 창시한 '팀버너스리'를 포함한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국내에 모여 인류의 웹 진화 25년과 웹의 향후 25년을 논의하게 된다.

웹 비즈니스는 아직도 시작단계이다. 지금부터라도 웹의 표준화를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한다면, 우리는 인터넷 강국, 그리고 명실상부한 웹 산업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표준은 웹 산업의 발전은 물론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