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가 오른다던데… 내 보험료도 인상되나요?"

요즘 보험사 상담 창구에는 자동차보험료가 오를 예정인지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 온다. 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료를 올리고 싶어 하는데 금융 당국이 통제에 나선 형국이라 어떻게 결론이 날지 헷갈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자동차를 소유자라면 모두 가입해야 하는 '의무 보험'이다. 공적인 성격을 띠어 다른 보험에 비해 보험료에 대한 금융 감독 당국의 통제가 심하다.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보험료가 너무 싸서 지금 상태로는 자동차보험을 팔수록 손해"라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사회적 영향이 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는 되도록 올리지 말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보험사의 움직임으로 볼 때 영업용·업무용 차량은 보험료가 올라가는 반면 개인용 자동차는 보험료 인상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영업·업무용 최대 15% 인상

택시나 버스는 이달부터 당장 자동차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보험회사가 인상키로 확정한 보험료는 전부 영업·업무용이다. 영업용은 버스·택시 등이고 업무용은 회사에 소속된 이른바 '법인 차'를 뜻한다. 그렇다고 모든 회사가 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대형 보험사들 위주로 영업·업무용 자동차보험료가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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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영업·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올린 삼성화재에 이어 인상을 확정한 회사는 현대해상·LIG손보·동부화재 등이다. 이들은 4~5월부터 영업용은 10~15%, 업무용은 3~4%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키로 확정했다. 한화손보와 메리츠화재는 4월 말~5월 초 영업·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할 예정이지만 얼마나 올릴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중소 보험사 중에 MG손보·한화손보·AXA·더케이손보 등은 원칙적으로 영업·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독 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워낙 부정적이라 중소 보험사들은 사정이 비슷한 다른 회사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업·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계획이 없다고 밝힌 회사는 롯데손보·하이카다이렉트 등이었다.

◇개인용은 '아직'…수입차는 올해 초부터 이미 올라

개인이 소유한 자가용을 탄다면 당분간 보험료 인상 걱정은 안 해도 될 듯하다. 아직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겠다고 공식 발표한 회사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감독 당국이 '절대로 안 된다'고 못을 박아둔 상태기 때문에 어느 보험사도 쉽게 '총대'를 메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인용 차량의 보험료를 올리지 않고는 부실한 실적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데 업계가 공감하지만, 굳이 첫 번째 '주자'가 돼 감독 당국의 눈 밖에 날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른 시일 안에 보험료가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용 자동차를 모는 데도 이미 지난해에 비해 자동차보험료가 오른 사람들이 있다. 일부 수입차 소유주들이다. 보험업계는 보험료를 산정할 때 개인·영업·업무 외에 '수입차'라는 분류를 따로 두지는 않는다. 그러나 차종에 따라 등급을 매겨 보험료를 다르게 부과한다. 수입차는 그동안 비싼 수리비에 비해 보험료를 적게 낸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말 이런 의견을 반영해 등급을 조정해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차 소유자들은 개인·업무·영업용을 불문하고 지난해에 비해 평균적으로 7% 정도 오른 보험료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