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년 사이 신용카드 회사의 개인 정보 유출 사고가 잦아지면서 그 대안으로 휴대폰 직불 결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휴대폰 직불 결제는 은행 계좌와 자동응답전화(ARS)를 연결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에서 결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휴대폰에 확인 전화가 걸려오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사전 등록해둔 은행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문자메시지 인증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휴대폰 결제와는 다르다.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직불 결제 시장은 작년 3조5000억원으로, 1년 만에 16% 증가했다. 현재 국내에는 옐로페이를 비롯해 인터페이·다날 등 10개 가까운 업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결제 방식이 뜨는 가장 큰 이유는 간편하기 때문이다. 쇼핑할 때 복잡한 절차 없이 전화를 받아 휴대폰에 비밀번호만 눌러주면 승인이 끝난다. 결제할 때 컴퓨터에 액티브X 등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없다. 앱(응용프로그램)을 켜지 않아도 되고, 공인인증서도 필요 없다. 인터페이가 고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간편하고 빠른 결제 절차'(62%)를 휴대폰 직불 결제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많은 금융 벤처기업들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뛰어드는 등 결제 시장의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실제로 휴대폰 직불 결제를 해보니 개인 정보 입력 없이도 20초 만에 결제가 끝났다. 쇼핑몰에서 책 1권을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기를 클릭했다. 신용카드·계좌이체·휴대폰결제 등과 함께 '옐로페이'란 항목이 결제 목록에 나타났다. 옐로페이에 체크하고, 휴대폰 번호를 입력했더니 10초쯤 뒤 휴대폰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안내 음성에 따라 미리 설정해 둔 비밀번호 5자리를 입력하니 은행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갔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25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옐로페이 이성우 대표는 "새로운 카드 세상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며 "비밀번호를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해 도난 사용의 가능성을 크게 줄였고, 온라인에서는 신용카드 번호를 등록하는 절차 자체를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옐로페이의 경우 거래 승인 전 본인 사용 여부 확인을 위해 전화가 자동으로 걸려오고, 전화상에서만 비밀번호를 누르는 방식을 쓴다. 도용·해킹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 은행 계좌 대신 인터넷상의 가상(假像) 금고에 최대 200만원까지 충전해놓고 쓸 수도 있다. 옐로페이는 지난 24일부터 충전 금액에 대해 일종의 마일리지 개념으로 연 2%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성우 대표는 "적극적으로 결제 가맹점을 늘리고 홍보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