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배당을 공시한 국내 12월 결산법인(883곳)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1.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상장 기업들의 '쥐꼬리 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세계 최저 수준의 배당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9일 본지가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결정한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2012년 배당수익률(1.15%)과 큰 차이가 없는 1.2%로 나타났다. 2009년(1.34%), 2010년(1.27%), 2011년(1.34%) 배당수익률보다도 후퇴한 수치다. 배당수익률이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배당수익률이 1.2%라는 것은 1000원짜리 주식을 산 주주가 배당으로 고작 12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올해 배당액을 작년의 배로 늘린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 효과를 배제하면 전체 배당수익률은 최근 5년 새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결산 때 1조467억원을 배당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2조1570억원을 배당했다. 현재까지 배당을 결정한 국내 상장사의 총 배당액이 13조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1조원 이상 배당을 늘린 '삼성전자 효과'가 전체 배당수익률을 소폭이나마 끌어올린 '착시 효과'를 낳은 것이다. 삼성전자가 2012년 수준으로 배당했다고 가정해보니, 전체 배당수익률은 1.2%에서 1.09%로, 코스피200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1.16%에서 1.06%로 떨어졌다.

또 총수가 있는 재벌 그룹의 배당수익률이 평균치보다도 훨씬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각 그룹사의 배당금 총액을 시가총액으로 나눠보니, 롯데 0.34%, CJ 0.49%, 신세계 0.54%, 현대중공업 0.63%, 현대차 0.88%, LG 0.97%, 삼성 1.00%에 불과했다.

박병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대기업들이 실적에 관계없이 배당을 최소한으로 하는 풍토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