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5'와 '삼성 기어 핏'.

삼성전자는 이번 MWC에서 갤럭시S5와 함께 ‘삼성 기어’ 3종을 동시에 공개했다. 기존에 내놨던 스마트폰 연동형 기어와 함께 사용자의 신체 상태나 활동을 기록하는 ‘라이프 로그(lifelog)형’ 제품인 ‘삼성 기어 핏’을 전격 선보였다. 신종균 사장은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의 가능성이 입증됐다면, 올해부터는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삼성) 웨어러블 기기가 실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업체들도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화웨이는 MWC 2014 개막을 하루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토크밴드’를 소개했다. 토크밴드를 차고 있으면 얼마나 걸었는지, 얼마나 많은 칼로리가 소모됐는지, 수면시간을 어느 정도이고 숙면을 취했는지 등을 알려준다. 중국 ZTE는 올해 2분기쯤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도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4’에서 공개한 ‘스마트밴드’를 MWC 2014에서 자세히 소개했다. 스마트밴드는 손목에 차고 있으면, 일상 생활을 기록하고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애플도 연내 ‘아이워치’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대화면 스마트폰이 웨어러블 기기를 확산시키는 요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스마트폰을 한 손에 쥐고 다니기 어려운 만큼 스마트폰은 가방이나 주머니 속에 두고, 중요한 전화·문자·메일 확인 등 기본 기능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화면 스마트폰과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웨어러블 밴드)’가 짝이 되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웨어러블 밴드 시장을 신체 활동량 추적에 초점을 둔 베이직 밴드(핏빗·조본·퓨얼밴드)와 모바일 기기 연동을 강화한 스마트 밴드(삼성전자·소니·페블) 등 2개의 카테고리로 나누고, 올해 전체 웨어러블 밴드 시장이 17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스마트 밴드는 8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시장 규모가 스마트폰 시장과 비교해 단기간에 급팽창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를 인용해 “스마트폰이 있는 사용자들은 당장에 웨어러블 기기가 필요하지 않다”며 “이 때문에 제조사들은 좀 더 사용자 건강 상태를 추적·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이 좀 더 커지려면 기술적으로 좀 더 진보해야 한다는 판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