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 FTA 타결…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정상회담을 위해 청와대로 들어서는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를 영접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후 한·캐나다 FTA 합의문을 발표했다.

한국과 캐나다가 11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다. 한·캐나다 FTA는 한국이 맺은 12개 FTA 가운데 협상 개시부터 타결까지 가장 오랜 기간인 8년 8개월이 걸렸다.

두 나라는 2005년 7월부터 2008년 3월까지는 13차례 공식 협상을 열며 의견 차이를 좁히고 있었으나, 캐나다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나오며 협상을 한동안 중단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캐나다산 소고기 수입을 금지했고, 캐나다는 우리나라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끝난 것처럼 보이던 한·캐나다 FTA 협상은 작년 11월, 5년 8개월 만에 극적으로 재개됐다. 그동안 우리가 한·미, 한·EU FTA 등 FTA를 잇따라 체결한 후 캐나다로부터 수입하는 농산물을 줄이자 캐나다가 먼저 협상을 제안했다.

캐나다로서는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에 따른 에너지 수출선 다변화(多邊化)도 시급했다.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통한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캐나다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줄이자, 캐나다는 아시아를 수출 탈출구로 선택했다. 그 가운데 FTA 대국(大國)으로 대외 개방에 적극적인 한국을 FTA 동반자로 꼽은 것이다.

'캐나다구스' 등 소폭 인하될 듯

한·캐나다 FTA의 경우, 일반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효과는 다른 FTA보다는 적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우선, 캐나다는 석탄·가스 등이 풍부한 천연자원 부국(富國)으로, 우리나라가 캐나다로부터 수입하는 품목도 주로 유연탄·펄프·원목 등이다.

이런 품목에는 이미 관세가 붙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가 캐나다로부터 수입하는 액수의 3분의 2 정도는 이미 무관세(無關稅) 대상이다. 게다가 우리가 수입하는 전체 농산물 가운데 18.8%에 달하는 282개 품목에 대해선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10년 뒤에 철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11일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기로 합의했다. 한·캐나다 FTA 타결로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울산항에서 수출용 자동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메이드 인 캐나다' 제품으로 작년 겨울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캐나다구스'와 같은 의류는 한 벌당 5만원 안팎의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에서 150만원 안팎에 팔리는 캐나다구스는 통관 금액이 30만~40만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의류 수입관세(13%)가 없어짐에 따라 유통 가격 기준으로 3% 정도의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

국내 관광객이 캐나다에서 선물로 많이 사오는 메이플시럽(관세율 8%)과 아이스와인(15%)도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없어져 국내시장에서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연어(10%) 등 국내에서 수확되지 않는 수산품도 FTA 효과로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3%) 등도 관세가 없어지면서 향후 에너지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공식품·화장품 등도 'FTA 효과' 기대

한국의 대(對)캐나다 수출 1위 품목인 승용차는 6.1%에 이르는 관세가 사라지면서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22억2700만달러로 대(對)캐나다 총수출액에서 비중이 43%에 달했다.

관세는 발효 후 24개월 뒤 없어진다. 우리 입장에선 발효 즉시 관세(5%)를 없애기로 합의한 한·호주 FTA와 비교해 다소 불리하지만, 2.5%인 관세를 5년 만인 2016년 일괄 철폐하는 한·미 FTA보다는 유리하다. 지난해 12%였던 한국차의 캐나다 시장 점유율은 FTA를 계기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계 이민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라면 등 가공식품과 소스·화장품 등도 FTA 효과가 기대된다. 최경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한·캐나다 FTA의 또 다른 큰 성과는 캐나다와 천연자원 분야에서 협력이 활발해지게 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