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한국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해 직접투자한 금액 규모가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외국인들이 국내에 직접투자한 금액의 2.3배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금액에서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 유입액을 뺀 '투자 순(純)유출액'만 175조원으로 집계됐다. '한국 땅'에 기업들의 투자가 왕성하게 일어나야 일자리가 생기고 내수(內需)가 활성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유치 부진이 '10년 내수 불황'의 핵심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4일 본지가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외투자 유출입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4년부터 작년까지 10년 동안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액은 2905억달러(약 310조원)인 반면,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은 1268억달러(135조원)에 그쳐 175조원의 투자 순유출이 발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동열 이사는 "만약 해외로 나갔던 우리 기업의 직접투자가 모두 '한국 땅'에서 이뤄졌다면 제조업에서만 65만개의 일자리가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는 2007년 이후 매년 300억달러 이상을 기록 중이지만,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100억달러대에 그쳐 '국내 유입 부진'과 '해외투자 증가'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외 기업과 자본을 한국에 들여오게 하는 '끌어들이는 세계화'를 성공시켜야 일자리가 늘고 '내수 불황'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