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에서 텅빙셩 중국 장강상학원 부원장이 중국 기업의 성공 비결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카피캣(Copy Cat·흉내쟁이) 전략이 중국 산업 혁신의 동력이 됐다."

텅빙셩 중국 장강상학원 부원장(교수)는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중국 기업의 성공 비결과 관련해 “지난 20~30년간 해외 기업 제품을 따라 만들며 습득한 기술을 조금씩 변형하는 카피캣 전략으로 혁신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텅 부원장은 장강상학원에서 전략경영학을 지도하고 있다. 조지워싱턴대학 경영학과에서 전략경영학 박사과정을 가르치기도 했다.

텅 부원장은 "중국은 제품뿐만 아니라 판매망 등을 카피(복사)하는 사업 모델로 성공을 거뒀다"며 "중국 기업들은 자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점을 따라해 점진적으로 중국에 맞게 개조했다"고 했다. 다만 지적 재산권 침해 문제가 여전한 논쟁거리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인터넷 발전도 중국 기업 혁신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 텅 부원장은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서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대형 기업들이 나왔다"며 "중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업화의 초기 단계에 있었지만, 인터넷 덕분에 매우 빠르게 도약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해외 인터넷 사이트 규제 정책도 결과적으로 자국 인터넷 기업들이 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 중국 정부가 구글을 규제한 덕분에 텐센트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텅 부원장은 강조했다.

텅 부원장은 중국 정부가 중국을 한국과 같이 창조적인 나라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품 다양화, 애플과 같은 제품 혁신성,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모두를 겸비하고 있어 민간부문과 정부부문 모두가 지향하는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텅 부원장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중국 기업의 원가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강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외국 기업들은 중국 제품보다 가격이 20% 비싼 이유를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국산 중공업 기기가 미국 캐터필러사 제품에 전혀 뒤지지 않는데 가격은 50% 싼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