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개최하는 국내 최대 클라우드쇼 ‘스마트클라우드쇼 2014’를 앞두고 국내·외 테크 거인들의 클라우드 전략을 소개하는 ‘프리 스마트클라우드쇼2014’가 지난 2월 28일 서울 조선비즈 연결지성센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행사는 아마존·IBM·델·MS 등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KT·SK 등 국내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총출동했다. 오프라인 행사에는 100여명이 참석했고, 인터넷 생방송 동시접속자수는 최대 170여명이었다.

아마존웹서비스를 대표해서는 장혜덕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 부사장이 참석했고, IBM에선 김성민 한국IBM 상무가 참석했다. 델에서는 솔루션사업본부의 양원석 한국델 이사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는 서버·클라우드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영윤 한국MS 상무가 자리했다. 국내를 대표해선 KT의 박상학 클라우드사업 추진팀장, SK텔레콤의 장해성 클라우드 사업팀장이 참석했다. 인터넷 만화 서비스업체 레진코믹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실제 업무에 적용 중인 사용자를 대표해 연사로 나섰다.

◆ 글로벌 테크 거인들 “대세는 하이브리드”

첫 번째 세션에서는 아마존, IBM, MS, 델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이 소개됐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키워드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였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프라이버시 클라우드 서비스를 오가며 사용하는 방식이다.

김성민 한국 IBM 상무는 “퍼블릭클라우드의 장점과 프라이빗클라우드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지난해 IBM이 20억달러에 인수한 소프트레이어가 IBM 클라우드 시장을 키우는데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윤 한국MS 상무도 “프라이빗클라우드는 보안이 강하고 특정 업무 중심으로 제공되는 반면, 퍼블릭클라우드는 개방성이 높아 쓰기 편하다”면서 “퍼블릭클라우드와 프라이빗클라우드를 혼용하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장혜덕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 부사장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끌어가는 아마존 역시 퍼블릭클라우드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고객 상황에 맞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장혜덕 아마존 웹서비스 부사장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KT·SKT, “글로벌 서비스 확장에 집중”

두 번째 세션에서는 KT·SKT 등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전략과 레진코믹스의 클라우드 사례가 소개됐다. KT와 SKT가 클라우드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비슷했다.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의 화두는 ‘글로벌’이었다.

박상학 KT 클라우드 사업추진팀 팀장은 “대기업들이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많이 쓸 수밖에 없었는데 KT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하고 나서 비로소 경쟁체제가 됐다”면서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 천안IDC의 클라우드 서버로 중국이나 태국까지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T의 경우 방화벽 기능이 있는 가상 라우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웹서버를 타고 들어오는 해킹 시도를 (아마존보다)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해성 SKT 클라우드 사업팀 팀장은 “게임사 등 중소기업 사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글로벌 데이터 센터를 여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는 3월 중 글로벌 서비스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정혁 레진코믹스 CTO는 “개발자 2명이 창업한 회사이기 때문에 서버와 스토리지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이용하는 것도 당연했고 개발 자원도 최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구글의 앱엔진까지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두 명의 개발자가 4달 만에 안드로이드 앱과 아이폰 앱을 모두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레진코믹스의 회원 수는 80만명에 육박하지만, 현재 직원 수 11명이다. 권 CTO는 “구글 앱엔진까지 쓰면 구글에 종속되는 우려가 있지만, 이용자 수가 수백만명으로 늘어나도 인력은 크게 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상학 KT 클라우드 사업추진팀장이 참가자들의 질의 응답에 답변하고 있다.

◆ 한국 클라우드 시장이 저조한 이유는…"클라우드 진흥법에 기대"

한국은 IT강국이라고 하지만 클라우드 시장 성장세는 더딘 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2012년 국내 기업 가운데 50인 이상 기업의 23%, 50인 이하 기업 중 2.4%만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일본의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836억5000만엔에 달했고 2015년까지 매년 27.6%씩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박상학 KT 클라우드 사업추진팀 팀장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예산 7조5000억원 가운데 15% 정도를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에 투자하면,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4~6배 정도 붙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0월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클라우드 컴퓨터 산업 진흥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했다.

장해성 SKT 팀장은 "중소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세제 지원을 해주는 등 구체적인 시행령에서 정부의 의지가 드러나야 한다"면서 "요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대단해 환경만 조성되면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