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중(對中) 부품 수출 경쟁력이 갈수록 악화돼 최근 13년 동안 10개 한국제 부품 중 4개 정도가 중국에 추월당하기 직전의 상황에 몰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일 내놓은 '한·중(韓中) 부품 경쟁력 비교' 보고서에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46개 주요 부품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이 중 29개(63%)는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나빠졌다"며 "조립금속, 일반기계, 컴퓨터 사무기기, 전기(電氣)기계, 전자, 정밀기기, 수송기계 등 7대 부품 산업에 속한 19개(41%) 품목에서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한국을 곧 추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중 양국은 46개 부품 가운데 28개(61%) 부문에서 경합(競合)이 심화됐으며, 이 가운데 19개는 중국이 조만간 한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두 나라의 수출 경합도는 2000년 0.36에서 지난해 0.43으로 높아졌다. 수출 경합도는 1에 가까울수록 두 나라의 수출 구조가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재진 연구위원은 "중국은 제12차 5개년 계획에서 조선(造船)·공작기계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 목표를 80%로 높여 잡는 등 자국(自國) 부품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대중(對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부품 산업의 인프라 개선 및 혁신 능력 제고 ▲품목별 경쟁력 고도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비한 전략 부품 산업 육성 등을 방안으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