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건강 상태도 기업을 평가하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경영 분석가들은 최고경영자들에게 시장 점유율과 매출액만 묻지 말고, 앞으로는 종업원들의 스트레스 지수도 물어야 합니다."

미디어 기업 허핑턴포스트의 창업자인 아리아나 허핑턴(63·사진)이 '성공'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했다. 허핑턴은 27일 자신의 새 저서 '제3의 성공'(Thrive) 출간을 맞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직원들이 '오늘 하루만 견뎌보자'는 식으로 출근하는 기업은 좋은 회사가 아니지 않으냐"면서 "성공하려면 건강을 유지하고, 남에게 베풀고, 삶에 대한 경이감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허핑턴은 2007년 4월 업무 도중 과로로 쓰러져 얼굴 부분 골절상을 입는 '사고'를 당하고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이후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하루 4~5시간만 자면서 일에 몰두해왔는데, 문득 '내가 완전히 고갈(exhausted)되어 버리는 것이 과연 성공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죠."

그는 요즘은 하루 7~8시간은 숙면을 취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허핑턴은 최고경영자들도 이를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내게 '재임 중 최악의 결정은 심신(心身)이 최악의 상태일 때 내려졌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며 "의사결정을 내리는 CEO들부터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책에선 기업들이 종업원들의 스트레스를 직접 관리하는 여러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직원들에게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이메일 작업이 자동으로 차단되는 특수한 스마트폰을 제공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풀콘택트는 휴가 중 회사와 연락을 완전히 끊고 지내는 직원들에게 7500달러의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의 책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사이트 오픈(28일)에 맞춰 출간됐다. 그는 "허핑턴포스트는 우리 사회에서 부상하는 새로운 가치에 관심이 많다"며 "예를 들자면 슬로푸드 운동이나 동물복지, 청년 실업 등은 훨씬 열정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