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쓰는 리튬이온전지보다 2배나 오래 쓰고 제작 단가는 10분의 1에 불과한 전지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전지연구센터 엄승욱 박사 연구진이 ㎏당 에너지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최대 395와트시(Wh)를 내는 아연공기전지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아연공기전지는 양극에서 공기에 있는 산소가 물과 반응해 환원하고, 음극에서는 아연이 산화아연으로 산화하면서 전자를 내놓는 원리다. 환원은 전자와 결합하는 반응이고, 산화는 전자를 내놓는 반응이다. 엄 박사팀이 개발한 아연공기전지는 이스라엘이나 중국에서 개발된 것보다 전기에너지가 40% 이상 많다고 전기연구원은 밝혔다.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전기 자동차에 쓰면 리튬이온전지보다 주행거리가 2배나 늘어나는 것이다.

아연공기전지는 군복에 부착하는 입는 전지나 무인정찰기 등 군사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처럼 폭발할 위험이 없고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보청기에 아연공기전지를 쓰는 것도 같은 이유다. 또 자원이 풍부한 아연을 쓰기 때문에 제작 단가도 리튬전지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반면 아연공기전지는 리튬이온전지와 달리 전원에 연결한다고 충전이 되지 않는다. 완전히 방전되면 음극 전체를 바꿔야 한다. 하지만 엄 박사는 "전기 자동차에 적용하면 충전하느라 전원에 연결하지 않고 음극만 교체하면 돼 오히려 간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 박사팀은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현대로템, 미트 등 기업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