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시장이 활황인 가운데 해외 SPA브랜드와 국내 SPA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해외 제조·직매형(SPA) 브랜드가 속속 한국에 진출한다. 일본에서 유니클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부터 이미 국내 진출한 SPA브랜드의 세컨드브랜드까지 국내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새 SPA 브랜드를 출시할 업체는 3~4개다. ‘에이치앤엠(H&M)’은 세컨드브랜드 ‘코스(COS)’를 한국에 선보인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잠실 제2롯데월드 몰에 첫 번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코스는 H&M의 고급 브랜드로 H&M보다 비싸다.

올해 상반기엔 일본 3대 SPA 브랜드 중 하나인 ‘콜렉트 포인트(collect point)’도 들어올 예정이다. 콜렉트 포인트는 유니클로보다 디자인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의상을 판매한다. 업계는 리모델링이 조만간 끝날 코엑스몰에 매장이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유니클로는 세컨드브랜드 ‘지유(GU)’를 한국에 출시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유는 유니클로보다 싼 초저가 SPA 브랜드다. 지난해 일본에서 800억원이상 판매했다.

유니클로는 지유의 국내 진출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관련 업계는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고 파악하고 있다. 유니클로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FRL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에 확인한 결과 한국 진출과 관련해 진행 중인 사안이 없다”며 “다만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고 말했다.

해외 SPA브랜드들이 한국으로 몰리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국내 SPA 시장의 성장이고 다른 하나는 국내 구매 트렌드의 변화다.

국내 SPA시장은 2013년에 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SPA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2015년에는 4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 진출한 SPA 브랜드 매출액도 매년 두 자리씩 성장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지난해 매출은 7630억원으로 2012년과 비교해 37% 성장했다. 같은 기간 H&M 매출은 36.3% 오른 1226억원을 기록했다. 명동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은 전 세계 매장 중 크기와 매출에서 손에 꼽히는 곳이다.

국내 패션 소비 트렌드가 합리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해외 SPA 업체에겐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국내 의류 시장은 고가 브랜드와 저가 브랜드로 극단적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혜미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리적 소비가 증가하며 의류시장 저성장이 전망된다”며 “닉스, 버커루, 온앤온 등 중가 브랜드는 줄고 유니클로, H&M, 에잇세컨즈 등 SPA 브랜드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SPA 공세가 예정되지만 국내 SPA 브랜드는 긴장하지 않는 눈치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에잇세컨즈’는 SPA 국내 인지도 2위와 매출 고성장세를 내세우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관계자는 “이미 해외 SPA 브랜드들이 국내에 진출했지만 인지도 조사에서 에잇세컨즈가 2위를 차지했다”며 “지난해 매출은 1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하는 등 성장률은 우세하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SPA 브랜드 세분화 전략을 채택했다. 이랜드는 SPA 브랜드 ‘스파오(SPAO)’와 ‘미쏘(MIXXO)’를 안착시킨 데 이어 지난해 로엠, 유솔, NC포맨을 SPA로 전환했다. 같은 SPA 브랜드 안에서도 타겟 고객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해 접근하고 있다.

이랜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아닌 자체 공장을 가지고 있어 가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베트남·인도·스리랑카 등에 자사 공장을 가지고 있다”며 “해외 SPA브랜드와 가격 경쟁에서 우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