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수출 비중은 높아지는 반면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비중이 낮아져 내수 취약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들에 턱없이 못 미치는 서비스업 비중도 오히려 더 하락한 반면 제조업 비중은 더 높아졌다.

취업자를 늘리는 정도와 부가가치를 높이는 정도는 소비 투자 등 내수와 서비스업이 크게 높은데, 취업·부가가치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출과 제조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10 기준년 산업연관표 작성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물경제 규모(경상가격 총공급액)는 2010년에 3639조7000억원으로 5년전의 1.6배로 증가했다.

◆ 내수 쪼그라들고, 부족한 부분 수출로 메워

수요 측면에서 보면 국내 수요가 82.6%, 수출이 17.4%로 2005년에 비해 국내 최종수요(소비, 투자)는 5.7%포인트 하락하고, 수출은 2.7% 상승했다. 내수는 쪼그라들고 그 부족한 부분을 수출로 메운 셈이다.

수요 중에서 중간수요(중간재) 비중이 51.1%로 3%포인트 상승하고, 최종수요(완성재) 비중은 51.9%에서 48.9%로 떨어져 중간수요와 최종수요 규모가 역전됐다. 수출로 인해 제조업 생산비중은 45.2%에서 49%로 상승한 반면 민간소비와 고정자본형성(투자) 비중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최종 수요 중에서는 소비 비중이 48.7%에서 43.5%로 5.2%포인트 낮아지고 투자 비중이 23%에서 21%로 2%포인트 하락한 반면 수출비중은 28.4%에서 35.5%로 7.1%포인트 높아졌다.

우리 경제에서 대외거래(수출입)가 차지하는 비중은 33.6%로 2005년(28.5%)보다 5.1%포인트 상승했다. OECD 평균(28.8%)과 비교하면 4.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수출률은 20.5%로 2005년(17.1%)보다 3.4%포인트 상승했다. 수입률은 15.8%로 2005년(13.8%)에 비해 2%포인트 높아졌다.

◆ 제조업 비중 높아지고 서비스업 낮아지고…OECD 추세와 반대

우리 경제의 제조업 비중은 산출액기준 49%로 2005년(45.2%)에 비해 3.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40.3%로 2005년(42.3%)이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OECD국가들 평균은 제조업 비중이 26.2%, 서비스업 비중이 59.4%인 것과 비교하면 서비스업 비중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제조업 비중은 OECD 1위다. 2위인 독일(34%)은 물론 터키(32.7%), 멕시코(32.3%), 일본(32%)보다도 훨씬 높다.

부가가치율은 보면, 제조업이 24.6%에서 23.6%로 소폭 하락한 반면 서비스업은 61%에서 55.3%도 비교적 크게 떨어졌다.

부가가치 항목별 구성에서는 피용자 보수(임금)가 46.8%로 2005년(50.5%)보다 3.7%포인트 하락하고 영업잉여(기업이익)는 30%에서 31.7%로, 고정자본소모(감가상각)는 18.6%에서 20.3%로 높아졌다.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작아진 반면, 기업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커진 것이다.

◆ 서비스업 취업계수 12명, 제조업의 5배…부가가치, 수출의존도 높아지고 소비의존도 낮아지고

산출액 10억원을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취업자수, 즉 취업유발계수는 전체 산업 평균이 7명으로 2005년(10.1명)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서비스업의 취업계수는 12명, 건설업은 8.1%명인 반면 제조업은 2.4명으로 서비스업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농림어업은 28.5명이었다.

취업자 비중은 서비스업이 64.5%에서 68.5%로 늘어난 반면 제조업은 18.7%에서 16.6%로 떨어졌다. 농림어업도 8.7%에서 7.1%로 하락했다.

부가가치의 최종수요 항목별(소비, 투자, 수출) 의존도를 보면 소비는 49.9%, 수출은 30.3%, 투자는 19.8% 순이었다. 2005년에 비해 소비는 53.6%에서 3.7%포인트 낮아지고 투자는 22.6%에서 2.8%포인트 떨어진 반면 수출 비중은 2..8%에서 6.5%포인트 높아졌다. 그만큼 수출의존도가 심화된 것이다.

최종수요(국산품) 1단위(10억원)가 유발하는 국내 부가가치, 즉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688로 2005년 0.751보다 하락했다. 그만큼 제조업 비중이 높아졌고 수입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최종수요 1단위가 발생할 경우 해당 산업 생산을 위한 취업자와 생산파급효과에 의해 타 산업에서 간접고용되는 취업자를 합한 직간접 취업효과, 즉 취업유발계수는 소비가 최종수요 10억원당 16.5명으로 수출(8.3명)의 2배에 달했다. 투자는 13.7명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이 늘어나는 게 문제라기보다 소비가 확대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수출만큼 소비가 늘어나야 고용이 더 늘어나고 우리 경제가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