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의류(smart textiles)는 일반 옷감과 같은 질감을 가지면서 첨단 디지털 기능이 부가된 새로운 개념의 옷이다. 몸에 착용하는 컴퓨터, 즉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라고도 불린다. 휘어지는 심장박동 센서를 장착한 속옷이나 운동복이 한 예이다. 문제는 배터리다. 스마트 의류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기존의 딱딱한 배터리를 몸에 달고 다니는 일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미 드렉셀대 주느비에브 디옹(Dion) 교수 연구진은 스마트 의류에 들어가는 모든 전자 장치를 순전히 옷감으로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진은 2012년 세계적인 편물 장비 제조업체인 시마 세이키로부터 100만달러를 투자받아 스마트 의류를 만드는 연구소를 만들었다. 편물은 실로 고리를 만들어 계속 연결해 만드는 옷감이다.

일반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를 전기를 띤 이온이 오가면서 전류가 발생하는 원리다. 두 전극 사이엔 전기를 띤 이온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전해질이 있다. 전해질 가운데는 분리막을 둬 두 전극이 달라붙어 생기는 과전류를 막는다. 드렉셀대의 '입는 배터리'에서는 탄소섬유로 전극 역할을 할 실을 만든다.

입는(에너지 저장 의류) 배터리 Wearable Powe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탄소는 미세한 구멍이 많이 나 있어 전기를 띤 이온이 들어갈 공간이 많다. 전극 표면은 전기를 띤 이온이 오갈 수 있는 전해질 고분자 물질로 코팅한다. 고분자 물질은 고체나 겔을 쓴다. 기존처럼 액체 전해질을 쓰면 옷에서 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전해질 코팅은 두 전극을 분리하는 분리막 역할도 한다.

다음은 전극이 되는 실과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실을 함께 꼰다. 스테인리스강 실은 외부에서 오는 전기를 전극에 공급하고 두 전극 사이에 발생하는 전류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전선인 셈. 이렇게 만든 양극과 음극 실을 번갈아 짜면 배터리 옷감이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편물 안테나도 개발했다. 사람이 스마트 의류를 입으면 자연히 편물 안테나도 늘어난다. 안테나는 모양이나 크기가 달라지면 주고받는 주파수가 달라진다. 이런 성질을 이용하면 편물 안테나의 주파수 변화를 통해 체형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살이 찌면 자연 스마트 의류의 편물 안테나도 늘어난다. 이때 주파수 차이를 계산해 체중이나 비만도를 계산할 수 있는 것. 연구진은 먼저 임산부용 복대에 편물 안테나를 적용해 자궁 수축 정도를 모니터할 계획이다. 심장박동 수 측정 센서도 실로 짤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