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수 청림출판 대표.

청림출판은 최종 선정도서 55권 중 3권을 올렸다. 출판인 2세인 고영수(64) 대표는 1978년 가업을 물려받았다. 고 대표는 "도서정가제가 무너지면서 동네 서점이 사라지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대표작이라면?

"경제경영 분야에서는 이 분야 첫 책인 빌 게이츠의 '생각의 속도'를 들 수 있다. 출간 15년이 됐지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잭 웰치GE회장의 책들, 일본에서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파나소닉 창업자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책들, 경영이라는 용어를 만든 피터 드러커 박사의 책들도 있다. 앨빈 토플러 박사의 '부의 미래'도 좋은 책이라고 자부한다."

―판매량과 상관없이 가장 아끼는 책은?

"책은 자식과 같아서 한권 한권이 다 귀하다. 굳이 꼽는다면 드러커 박사의 '미래경영(The Essential Drucker)'이다. 비즈니스맨들이 오늘에 머무르지 않고 내일을 준비하고 계획하게 한다."

―공들였지만 시장에서 '쓴 맛'을 본 책은?

"너무 많다. 출판이란 게 시장성만 놓고 보면 성공보다 실패한 책이 많을 수밖에 없는 모험성, 투기성 있는 사업이다. 내용의 호불호도 독자들이 사서 읽어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독자를 못 만날 때가 너무 많아 아쉽다."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부의 미래'를 출간하는 동안 앨빈 토플러 박사를 세 차례 독대하면서 오래 대화한 적이 있다. 특별히 청소년들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와 관련해 자신의 일상을 얘기해 줬는데,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워 우리가 자체 기획하고 토플러 박사에게 자문을 구해 '청소년 부의 미래'를 출간했다. 지금도 청소년들에게 많이 읽히고 있고 중국 등 해외에도 수출했다."

―출판인으로서 요즘 가장 힘든 점은?

"국가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무지다. 미국식 교육에 젖은 이들이 '모든 상품은 공정 경쟁을 통해 값싼 것을 구입해야 한다'는 논리에 빠져 도서정가제를 허문 결과, 오늘의 왜곡된 출판과 서점 시장을 낳았다. 한 나라에 맥주회사는 두세 곳만 있어도 충분하지만 서점은 다르다. 골목 가게를 보호하려고 마트는 규제하면서, 왜 동네 서점 보호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나. 서점 없는 나라의 미래는 없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부르짖지만 창조는 책에서 나온다. 대통령께 '서점 살리기부터 하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