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서울대 경영대 부학장.

"결국 지난 1년은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이었습니다."

교수 자문단을 이끈 박진수 서울대 경영대 부학장은 "숱한 논쟁 덕분에 오히려 균형을 갖춘 도서 목록이 탄생했다"고 자평했다. 그 결과 프레드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과 같은 학계 고전부터 니얼 퍼거슨의 '금융의 지배', 존 바텔의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 같은 금융사와 정보기술(IT) 도서, 여기에 '스티브 잡스' 같은 평전까지 골고루 포함됐다. 박 부학장은 "당초 작업 기간을 6개월로 예상했는데, 이렇게 지난한 작업이 될 줄 알았다면 무모하게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박 부학장은 자문단의 선정 과정과 쟁점이 대체로 3가지였다고 소개했다. 우선 경영정보, 국제경영, 마케팅, 생산관리, 인사조직, 회계 등 각 분야 전공자들이 각자 추천할 책을 선정하고 합의하는 작업, 둘째, CEO 추천 도서와 비교하면서 합리적인 절충 기준을 찾는 작업, 마지막으로 기업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추천할 수는 보편성을 지닌 도서인가를 검증하는 작업이다.

박 부학장은 "문제가 될 만한 책이 1권이라도 들어가면 전체 목록에 대한 권위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막판까지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면서 "결국 좋은 책이란 복잡다단한 세상을 해석할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책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부학장은 "도서 선정 작업이 끝난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큐레이션'"이라고 덧붙였다. "막연히 책을 읽으라고 하는 것보다 '이 책 한 번 읽어봐. 중요한 포인트와 숨은 뜻을 알려줄게'라고 옆에서 짚어주면, 좋은 책이 독자에게 진짜 보물로 다가갑니다. 마치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도 누군가 설명을 해주면 감동이 깊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끝난 게 아닙니다. 가치 있는 책을 현재 시점에서 해석 또는 재해석하고 격의 없이 토론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