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1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사상 최장기간 하락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만 하락폭은 15개월만에 가장 작았다.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로는 넉달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3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4% 떨어졌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2012년 10월(-0.6%)부터 15개월 연속 하락행진을 이어갔다. 2001년 7월부터 2002년 8월까지 14개월 연속 떨어진 최장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다만 하락폭(-0.4%)은 2012년 10월(-0.5%) 이후 1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농축산물,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생산가격도 떨어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달 공산품, 전력, 가스 및 수도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생산자물가지수 하락폭은 이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금속표면처리용화합물(-33%), 금괴(-28.9%), 아스팔트(-7.6%) 등 공산품 가격은 1.4% 떨어졌다. 전달(-2.1%)에 비해서 하락폭이 줄면서 2012년 5월(-0.5%) 이후 1년8개월만에 하락폭이 가장 작았다. 농림수산품 값도 4.3% 하락했다. 배추(-58.3%), 감자(28.1%), 고등어(-25.9%) 등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반면 전력, 가스 및 수도(7.4%) 값이 1년4개월만에 가장 크게 올랐고 서비스(0.4%) 가격도 높아졌다.

12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로는 0.2% 오르면서 넉달만에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이 0.7% 오르면서 2개월 연속 상승했고 공산품도 4개월만에 0.1% 오르면서 상승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전력, 가스 및 수도와 서비스가격도 각각 1.9%, 0.2% 상승했다.

한편 지난해 생산자물가는 1.6% 떨어지면서 지난 2009년 이후 4년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하락폭은 지난 1999년에 외환위기 여파로 2.1% 하락한 이후 14년만에 가장 컸다.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원자재 가격 안정세와 원화의 달러화대비 강세, 대풍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 하락 등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