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박용기 인사팀장.

"오랜 기간 신문을 정독한 사람,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유리합니다."

삼성전자 박용기 인사팀장(전무)은 15일 "삼성그룹의 새로운 인재 채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종합적 사고 능력"이라며 "신문과 책이 삼성 입사를 위한 최고의 참고서"라고 말했다.

박 전무는 "어학연수나 직무와 무관한 자격증 같은 '보여주기용 스펙'은 서류 전형을 통과할 때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며 "출신 대학은 보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공계는 전공과목 성취도, 인문계는 직무 관련 활동과 경험이 중요합니다. 또 가치관 평가를 위해 에세이를 써 내야 합니다. 서류전형을 통과해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공계라면 산학 협력 과정 참여 경력자를 우대합니다. 인문계는 인턴 등 실무 경력자가 유리합니다. 전공을 불문하고 각종 경진대회 수상자는 적극적으로 채용할 생각입니다. 쉽게 말해 지원하는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봅니다."

다양한 경험과 사회 활동 참여도 삼성이 찾는 인재의 소양 가운데 하나다. 동아리 활동 경험도 삼성에 입사할 때 도움이 된다. "영업·마케팅 분야 지원자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면서 마케팅하는 능력을 쌓았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직무적성검사도 달라진다. "우선 외워서 맞힐 수 있는 항목을 확 줄였습니다. 대신 종합적·논리적 사고를 평가하는 문제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오랜 기간 신문과 책을 많이 읽어 세상을 종합적·논리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합니다. 상식 영역은 인문학적 지식, 특히 역사를 이해해야 유리하도록 문제를 낼 예정입니다." 직무적성검사의 구성도 달라졌다. "전에는 언어·추리·수리·상식 4가지 영역에서 문제를 냈지만, 앞으로는 공간지각력 영역을 추가합니다. 이것도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새 채용 방식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성이다. 서류전형을 거치지 않고 직무적성검사를 보는 방법도 있다. "전국 200개 대학 총장이 추천하는 학생들은 서류전형 없이 직무적성검사를 볼 수 있습니다. 5000명 정도를 추천받을 생각입니다. 또 전국 대학에 현재 삼성에서 일하는 선배가 찾아가 자신의 후배인 학생들과 면담을 하는 '찾아가는 열린 채용'을 실시합니다. 이 경우에도 서류전형을 건너뛸 수 있습니다. 찾아가는 열린 채용을 위해 지역이나 권역별 30개 거점 대학을 정해 연간 3차례 정도 방문할 계획입니다."

물론 달라지지 않는 것도 있다. 삼성은 앞으로 사회적 약자를 채용할 때 현재처럼 특별한 혜택을 준다. "전체 신입사원 가운데 35%를 지방대 출신으로 채웁니다. 또 소외 계층에서 합격자의 5%를 뽑는 정책도 그대로 유지합니다. 여성의 비율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30% 선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또 지금처럼 공개 채용은 1년에 두 번 상·하반기에 한 번씩 실시하고, 직무적성검사를 통과한 다음에 면접·건강검진 절차를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