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은행(024110)지분을 지난해와 비슷한 9% 정도를 매각할 방침이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기업은행 지분 매각을 통한 세외수입으로 5862억원을 잡았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기업은행 지분 매각으로 거둬들인 세외수입 5650억원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블록세일을 통해 기업은행 지분 2324만주(4.2%)를 주당 1만1400원에 팔아 2650억원의 세외 수입을 올렸고, 12월에는 기업은행의 자사주 매입 형식으로 지분 4.76%를 3000억원에 추가로 매각했다. 다만 이 같은 규모는 당초 세외수입 목표치인 1조7000억원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정부는 범 정부 보유 지분을 기준으로 기업은행의 경영에 필요한 50%+1주만을 남기고 나머지 지분은 모두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정부의 기업은행 지분은 60.03%다. 정부가 올해 기업은행 지분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팔 경우 정부의 보유 지분은 약 51~52%로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은행 주당 매각 가격은 지난해 매각 당시보다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만2000원을 넘나들던 기업은행 주가는 블록세일 이후 오버행 이슈(잠재적 물량 부담)로 1만1200원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기업은행이 자사주 매입 형식으로 정부의 블록세일 물량 보다 더 많은 지분을 사들이자 대기 물량에 대한 부담이 해소되며 다시 1만2000원 선으로 회복한 상황이다.

매각 시기는 락업(lock up)이 풀리는 오는 3월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기업은행 지분을 블록세일한 이후 3개월간 지분을 팔 수 없는 락업에 걸려 있다. 정부는 3월에 지난해 블록세일 물량 정도로 판 뒤에 하반기에 락업이 풀리면 다시 비슷한 규모로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범국 기재부 국고국장은 지난해 기업은행 지분을 팔면서 “내년 3월 이 후 남은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