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외·국내 불안요인으로 '미국 양적완화 축소'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과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를 꼽았다. 또 대다수 전문가는 하반기부터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부 전문가는 우리 경제가 과거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7일 현대경제연구원이 정부출연·민간연구소와 협회·단체 소속 경제전문가 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1.1%가 미국 양적완화 축소를 올해 가장 큰 대외 불안 요인으로 꼽았고, 국내 불안 요인으로는 응답자의 26.7%가 꼽은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가 가장 큰 위험으로 선정됐다. 미국 양적완화 다음으로 우려되는 대외 불안요인으로는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거론됐고, 정국 대치에 따른 경제 관련 입법 지연과 사회 갈등 표출이 또 다른 국내 불안요인에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 부채 증가와 고용 부진에 따른 구매력 감소가 민간 소비 회복을 막는 걸림돌이라고 했고, 대내외 경기 회복 부진과 투자심리 위축은 기업의 투자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72.6%가 우리 경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고, 과반수 이상 전문가가 우리 경기가 '상저하고'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3.8% 수준인 정부의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60%가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응답자의 55%가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가 과거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합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올해 우리 경제를 선도할 부문으로는 수출(66.7%)이 1위에 꼽혔고, 기업의 설비투자와 정부의 경기부양책(각각 11.8%)이 뒤를 이었다. 절반 이상의 응답자(63.5%)가 올해 경제 정책의 무게는 '경기 활성화'에 둬야 한다고 했고,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기업 투자 활성화와 고용시장 안정이 각각 1, 2위로 선정됐다. 최근 원·달러, 원·엔 환율이 급등락하는 것과 관련해 대부분의 전문가(82.7%)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 축소에 주력해야 한다고 했지만 적극적으로 환율을 방어해야 한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9.6%에 불과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꼽힌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영향을 파악해 우리 수출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고, 많은 전문가가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만큼 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해 투자 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