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원하지 않는 정보가 확산되는 것은 어느 나라 정부에게든 골칫거리이다. 특히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에게 56개 소수민족, 13억명 이상의 국민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인터넷 통제가 불가피하다. 중국 정부는 정보통제를 위해 총칼을 들어왔고, 각종 인터넷서비스에 대한 방화벽을 더욱 높이면서 인터넷에 대한 민감성을 드러내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과 같이 제한이 쉽지 않은 글로벌 서비스는 중국에서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게 해버렸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에서도 급증하고 있는 모바일 인구를 등에 업고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MicroBlog를 지칭)와 ‘중국판 카카오톡’ 웨이신(微信), ‘중국판 페이스북’ 런런왕(人人网)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인터넷 수단을 통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마케팅 전문업체인 '차이나다'가 활용하고 있는 중국 SNS 마케팅 채널.

그 중에서도 웨이보는 중국인들의 생활과 뗄 수 없는 소통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 중 하나인 시나닷컴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하여 지금은 텐센트(腾讯, Tencent)와 소후닷컴에서도 서비스 운영을 하고 있는 웨이보는 트위터 방식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여 페이스북을 비롯한 글로벌 SNS, 인터넷서비스의 장점들을 취합한 방식으로 성장하였다. 웨이보는 이제 e-커머스와 온라인 동영상, 온라인 게임 등 중국인들의 인터넷생활과 온·오프라인 생활을 이어주는 역할까지 담당하기 시작하며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이 지난 11월 중국 베이징 현지에서 20~30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 화장품에 대한 정보수집 경로는 중국의 대표적인 SNS인 웨이보(22%)가 1위를 차지했고, 온라인 카페(BBS)나 미용서적, 지인소개 등이 각각 15%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중국 내 한국화장품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을 통해 70% 가량 유통되고는 있지만 최근 젊은층의 구매패턴이나 정보수집 경로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화장품 수출업체들은 젊은층의 변화 바람에 맞춰 온라인마케팅 뿐만 아니라 웨이보 등 중국 SNS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웨이신은 중국 메신저의 상징인 QQ메신저를 서비스하고 있는 텐센트에서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이다. 중국인들은 웨이신에 메시지와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일상을 공유한다. 웨이보에서는 모르는 사람과도 토론할 수 있지만 웨이신에서는 철저히 친구 관계를 맺은 사람들끼리 소통하게 된다. ‘카피와 접목의 달인’ 텐센트가 모바일 분야에서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사업분야 중 하나인 웨이신은 온라인 쇼핑과 결제 기능, 게임서비스 등 각종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들의 장점들이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터 웨이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 진출에 혈안이 되어 있는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마케팅을 위해 가장 공들이는 것이 바로 웨이보이다. 웨이보에서의 마케팅은 우선 저비용으로 중국 전 지역에 걸쳐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기존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서 벗어나 쌍방향 소통을 하는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큰 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한류 스타들의 대표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는 곳 역시 웨이보이다. 웨이보의 팔로어수는 중국에서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고 있으며, 한류 스타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웨이보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한류 스타 장근석은 웨이보 누적 팔로워 수 1500만을, 이민호는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실감케 하였다.

웨이보 사용자 가운데 80%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적어도 한 개 이상의 기업 페이지를 팔로우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사용자 1명 당 평균 팔로우 기업 수는 7.96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일반적으로 할인 정보(54.01%), 신제품 출시 정보(53.31%), 상품 세부 정보(47.77%)를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정보를 웨이보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중국인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힘은 다름 아닌 엄청난 속도로 전파되는 입소문 통신이다. 중국 100대 기업의 90%가 이미 언론보다 힘이 강한 웨이보, 웨이신 등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한다. 강한 공유성을 갖고 있다는 장점으로 빠른 시간 내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SNS 마케팅은 다른 마케팅 수단에 비해 투자비용이 적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고 큰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아모레퍼시픽은 웨이보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면세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다. 또 생활가전기업인 휴롬은 웨이보와 런런왕을 통해 과일이나 야채의 원액을 짜내는 원액기를 중국 소비자에게 선전해 톡톡한 재미를 봤다.

중국 온라인 마케팅 전문기업 ‘차이나다’ 김선우 대표는 “중국 젊은 소비자들간에 SNS 참여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중국 진출 기업이나 한국 내 유명 관광지, 백화점, 성형외과 등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들은 SNS를 활용해 자사를 홍보하는 동시에 할인 쿠폰을 판매하거나 세일정보·이벤트 정보를 미리 알려주면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SNS인 웨이보를 통해 중국 마케팅을 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웨이보 화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이웨딩, 제주관광공사, 신세계백화점, 아모레퍼시픽.

지금도 많은 중국 기업과 해외 기업, 연예인, 유명인사, 한류스타 등이 웨이보를 중국 온라인 최대 마케팅 수단으로 인지하고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 웨이보는 다양한 자체 프로모션과 기능개발 등을 통해 중국판 트위터에서 세계의 웨이보, 지상 최대의 SNS 웨이보를 꿈꾸고 있다. 한류 흐름을 타고 ‘차이나 드림’을 꿈꾸는 한국기업들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새로 개정을 만들고 SNS 홍보를 강화하는 등 대륙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