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병무청 징병검사소에서 검사를 마친 수검자들이 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최근 병무청은 내년부터 대체복무제도인 산업기능요원(병역특례자) 대상에서 대학생을 배제하고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만 뽑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최근 병무청이 내년부터 산업기능요원(병역특례자) 대상에서 대학생을 배제하고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만 뽑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산업기능요원을 악용하는 일부 대학생에 대한 ‘특혜’시비를 방지하고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발전을 장려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반면, 갑자기 대학생을 못 뽑게된 IT업체에서는 ‘창조경제에 역행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9일 병무청은 2014년 산업기능요원 인원배정 결과를 공개하면서 전체 편입인원 8000명 중 보충역을 제외한 현역 기간산업분야에 3530명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기간산업체 현역의 경우 전원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을 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즉 그동안 기간산업체 현역에 일부 배정됐던 대학생을 아예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생의 경우 보충역이 아니면 산업기능요원이 될 수 없다.

산업기능요원은 군 필요인원 충원 후 남는 자원을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제조·생산인력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대체 복무제도다. 현역 산업기능요원은 군대에 가는 대신에 지정 업체에서 34개월 동안 근무하게 된다.

그런데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그동안 일부 연예인과 사회지도층 자녀들의 군복무 대체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IT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범수 카카오 대표(전 NHN대표) 등 대표적인 벤처 1세대는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이용했는데, 이와 비슷한 시기에 악용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나성균 네오위즈홀딩스 대표가 악용사례 중 하나다. 나 대표는 지난 2001년 네오위즈에서 병특혜택을 보다가 전공인 경영학이 게임과 관련없다는 사실이 적발돼 결국 공익근무요원으로 재입대했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와 송재준 게임빌 부사장의 경우 게임빌 대표 직함을 이규창 게임빌 USA 대표에게 일정기간동안 위임한 후 게임빌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러한 악용사례로 인해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폐지 위기까지 몰렸다. 그러나 고졸 취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되자 2015년까지 재운영하기로 방침이 바뀌었다.

병무청 관계자는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일부 사람들의 제도악용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2012년도에 폐지되려고 했다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 우선지원 필요가 대두되면서 2015년까지 재운영하기로 한 것”이라며 “따라서 그동안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 우선배정방침을 계속해서 밝혀왔으며 올해의 경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 지원인원이 전체 대상인원을 초과해 대학생을 제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갑자기 대학생 인력을 뽑을 수 없게 된 IT업계에서는 ‘날벼락’이라는 반응이다. 일부 IT기업의 경우 산업기능요원 대상 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정부포상점수, 매출, 임직원수 등 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겨우 대상업체로 선정됐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기업 뿐 아니라 해당 대학생들도 산업기능요원이 되기 위해 경력, 자격증 등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대상이 아니라고 하니 난감하다”라며 “새로운 인력채용을 포함한 사업계획을 다시 짜야할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