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진행된 ‘신차 가치 평가’에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10개 분야 중 9개 분야를 휩쓸었다. 미국과 한국 브랜드는 전멸한 가운데 유럽 브랜드 중에서는 BMW만 1개 차종을 1위에 올려 체면을 세웠다. 특히 상대적으로 차 값이 비싼 하이브리드 차종이 3개나 1위를 하며 일반차보다 총 비용 면에서도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아 눈길을 끈다.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200여종의 자동차를 평가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주행 능력 평가와 신뢰성 평가, 5년 유지비를 종합해 순위를 매겼다. 주행 능력 평가는 자동차 전용 트랙과 일반 도로 등에서 50여가지 항목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신뢰성 평가는 120만명의 소비자가 지난 1년간 보낸 불만 사항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근거로 측정했다.

5년 유지비는 감가상각분과 연료비, 보험 비용, 이자 비용, 수리 비용 등을 합해 1마일을 달리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추정했다. 값이 싼 차라도 중고차 값이 많이 떨어지고 수리비가 비싸거나 기름 값이 많이 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컨슈머리포트는 차들을 소형차와 중형차 등 10가지 분류로 나눈 다음, 종합 점수를 비교했다.

조사 결과 일본차 업체들은 10개 분야 중 9개 분야에서 1위를 휩쓸며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가 3개로 가장 많았고, 마츠다와 혼다, 닛산이 각각 2개로 뒤를 이었다. BMW도 1개 차종에서 1위를 했다.

프리우스

차급별로 보면 소형차와 준중형차 분야에서는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가장 가치가 높은 차로 꼽혔다. 프리우스는 1마일당 0.47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다 피트의 경우 1마일당 비용이 0.43달러로 프리우스보다 적게 들지만, 주행 능력 평가 점수에서 프리우스가 월등하게 앞서 1위는 프리우스 차지가 됐다.

중형차에서는 스바루의 레거시 2.5i 프리미엄이 1위를 했다. 이 차급에서 가장 나쁜 점수를 받는 차는 닛산의 알티마 3.5SL이다. 현대차 쏘나타는 4위에 올랐다. 대형 차에서는 도요타의 아발론 하이브리드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고, 포드의 토러스가 가장 나쁜 점수를 받았다. 현대차 아제라(그랜저)도 4위에 올랐다.

고급차에서도 하이브리드차인 렉서스의 ES300h가 1위를했다. 꼴찌는 BMW의 750Li였다. 스포츠카와 컨버터블(지붕이 열리는 차)에서는 마츠다의 MX-5 미아타 그랜드 모델이 1위를, 쉐보레 카마로 컨버터블 2SS 8기통 모델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왜건(지붕이 트렁크 끝까지 이어진 형태)과 미니밴 분야에서는 마츠다5 그랜트투어링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고, 크라이슬러의 타운 앤드 컨트리 투어링 L이 가장 나쁜 점수를 받았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는 스바루의 포레스터 2.5i 프리미엄이 가장 좋은 차로 꼽혔다. 반면 포드의 이스케이프 SE 1.6 모델이 가장 나쁜 차라는 결과가 나왔다.

싼타페

중형 SUV에서는 닛산의 무라노 SL이 최고점을, 짚의 랭글러 언리미티드 사하라가 최하점을 받은 가운데, 현대차의 싼타페 스포츠가 2위에 오른 점이 눈에 띈다. 고급·대형 SUV에서는 BMW의 X1과 닛산 아만다가 각각 최상위와 최하위를 기록했다. 픽업 트럭 분야에서는 혼다의 리지라인이 제일 좋은 점수를 받았다. 포드의 F-250은 최하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