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생태전문점은 현재 생태를 팔지 않고 있다. 식당 내 간판에 쓰여 있던 생태탕 메뉴는 현재 대구탕이 쓰여있는 종이로 가려졌다.

12일 오후 1시가 넘은 시간. 서울 중구 북창동에 맛집으로 소문난 31년 된 A 생태전문점은 현재 생태탕을 팔지 않고 있다. 식당 내 간판에 쓰여있던 생태 메뉴는 ‘국내산 생대구탕 소(小) 2만원, 중(中) 3만원, 대(大) 4만원’이라고 쓰여있는 종이로 가려졌다. 그 옆에 ‘생태찌개’ 그림 간판은 ‘대구찌개’라고 쓰인 종이로, 가게 앞에도 ‘국내산 생대구탕’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여졌다.

A 식당 종업원은 “러시아산 생태는 수입이 중단됐고, 일본산은 아무도 안 먹어 3주 전부터 생태탕 메뉴를 대구탕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방사능 유출에 대한 우려로 생태전문점에서 대구탕을 파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생태가 제철인 계절을 맞았지만 생태전문점들이 생태를 팔지 않고 있다. 생태는 11월부터 3월이 제철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생태는 일본산이 가장 많았는데, 일본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불안감에 생태를 찾는 소비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산 생태도 있지만, 덩달아 소비가 줄면서 이제는 아예 수입이 중단됐다. 이들은 대신 대구탕을 팔고 있다. 이날 A생태전문점에 대구탕을 먹으러 온 손님들이 식당을 가득 메웠다. 추운 날씨에 얼큰한 대구탕을 먹으러 온 손님이 10개의 테이블 가운데 7개 테이블을 채웠다.

이마트는 현재 생태를 전혀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이마트에서 생태를 판매했을 판매 물량이 100%라면 1%은 캐나다에서, 4~5%는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나머지는 일본산으로 구성됐다.

여전히 생태탕을 파는 곳도 있지만, 소비도 유통도 활발하지 않다. B 생태전문점 관계자는 “오늘은 생태가 안 들어와서 대구탕을 판다”며 “생태는 들어오는 날이 있고 안 들어오는 날이 있지만, 최근에는 손님들이 방사능 우려에 많이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B 생태전문점에서는 북해도 위에 위치한 오호츠카에서 생태를 들여온다.

생태 대신 대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대구가 겨울철 대표 탕거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구는 국내산이 유통돼 일본 방사능 걱정이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근처에 새로 문을 연 대구탕 전문점 주인은 “국내에서 잡히는 대구는 일본 원전 사고 방사능 유출과 관계가 없어 장사가 잘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마트 대구 매출은 어획량이 늘면서 판매량이 전년대비 24% 증가했지만 올 9~11월에는 방사능 불안 여파로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었다. 하지만 12월 들어서는 날씨가 추워지고 탕거리로 찾는 사람이 늘어나며 대구 매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에서 이번 달 1~10일 생태는 러시아 생태 수입이 중단돼 판매하지 못하고 있으며 동태 매출은 지난해보다 절반 가량 줄었다. 반면 대구 매출은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올해 대구와 생·동태의 매출 비중은 85 대 15로 지난해 같은 기간(58대 42)과 비교하면 대구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한편, 이마트는 대구 소비가 증가하면서 산지 직거래로 대구를 시세보다 20%가량 저렴한 5480원(900g)에 판매한다고 12일 밝혔다. 2.5kg 이상 대구 가격은 1만9800원이다.

왼쪽은 생태탕, 오른쪽은 대구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