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에서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부실기업이 늘어나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부실 위험 기업의 대형화, 금융회사 건전성 떨어뜨린다'는 보고서에 따르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 기업들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한계 기업들의 전체 차입금 중에서 대기업이 빌린 돈의 비율이 99.1%에 달했다. 이 비율은 2007년 90.4%였지만 점점 높아져 6년 만에 99%를 넘어섰다.

한계 기업 한 곳당 평균 차입금도 2005년 1270억원에서 올해 6799억원으로 5.4배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정상 기업들이 빌린 돈은 2394억원에서 4610억원으로 1.9배 늘었다. 즉,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정상적인 기업보다 부실 위험 기업이 3배 가까이 빠르다는 얘기다.

대기업들이 빚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올해 금융회사들의 부실 자산도 크게 늘었다. 9월 기준으로 국내 금융회사들의 부실 자산은 39조8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6조8000억원 늘어났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들의 부실이 현실화되면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떨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금시장 전체의 불안으로 파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