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하스 에딘버러대 교수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때 주파수를 이용하는 무선통신기술 ‘무선랜(WIFI)’을 이용한다. 그러나 무선랜의 경우 주파수 혼선 등으로 인해 사용이 불가능한 곳이 있고 에너지가 많이 소요되는 등의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만약 주파수 대신 우리 주변에 있는 조명을 통해 무선데이터를 전달하면 어떨까.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통해 LED 전구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을 이용한 미래통신기술 ‘라이파이(Li-Fi)’를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이 있다. 바로 헤럴드 하스 에든버러대학 교수다.

조선비즈는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리더십 포럼’ 이후 하스 교수를 만나 미래 무선통신기술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하스 교수는 “오랜 기간 동안 무선통신업계에 종사하면서 주파수가 가진 한계를 느끼고 이를 뛰어넘기 위해 LED 조명을 활용한 라이파이를 고안해냈다”며 “실내 조명, 실외 가로등, 자동차 하이라이트 등 세상의 모든 조명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세상이 빠른 시일내에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이파이는 기존 광대역 통신망보다 250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최근 하스 교수는 라이파이를 통해 10Gbps 전송속도를 구현해냈다. 이는 30초에 풀 HD영화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속도다. 또 우리 시야로 볼 수 없는 LED 밝기에서도 통신할 수 있고 무선랜이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쓸 수 있다.

하지만 빛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같은 환경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이에 대해 하스 교수는 “빛이 벽을 뚫을 수 없다는 특성 때문에 빛이 닿는 방 안에서밖에 라이파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사실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라며 “제한된 공간에서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 보안측면에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파수를 이용하는 무선랜과 라이파이는 경쟁하는 기술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기술”이라며 “주파수는 벽을 통과할 수 있지만 여러 벽을 통과할수록 신호강도가 약해져 지하, 호텔 전시회장 등은 매우 약한 신호를 받을 수 밖에 없지만 그런 곳에는 라이파이를 통한 실내조명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하스 교수는 라이파이가 약 3년 내부터는 대중화가 될 것이라며 라이파이 보급으로 조명산업과 무선기기 사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그는 라이파이와 같은 새로운 혁신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기존에 배운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보면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바나나를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바나나 껍질을 위에서부터 벗겨내지만 원숭이의 경우 밑에서 바나나 껍질의 약한 부분을 밀어내서 반대로 껍질을 깝니다. 이처럼 모든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면 진화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