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 중에는 영업에 꼭 필요한 영어 구사능력 조차 갖추지 못한 곳이 의외로 많습니다.”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유럽 자동차부품 컨퍼런스’에 참석한 유럽 자동차 업체 구매담당자들은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에게 “국제적 감각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해외 업체와 거래를 추진하면서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 조차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유럽 자동차 부품 컨퍼런스'가 열렸다. 알렉산더 멜 다임러코리아 구매 부문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영어 능력과 현지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알렉산더 멜 다임러코리아 구매 부문 사장은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의사소통 능력이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다며 영어 구사 능력을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다임러트럭 등이 소속된 다임러그룹은 현재 49개 국산 부품업체로부터 트럭·승용차용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부품 공급을 논의한 회사만 120여개에 달한다.

멜 사장은 “협력사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한두 사람 뿐이며, 그것도 판매와 마케팅 담당자에만 한정돼 있다”며 “엔지니어와 생산 담당자들도 기본적인 영어 구사능력이 있어야 직접 의사소통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담당자와 직접 대화하면 부품에 대한 신뢰도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 호팡 만트럭버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물류·구매 담당자 역시 전문성과 함께 영어 구사 능력을 협력사 선정시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그는 “자체적인 공급망을 관리할 수 있는지, 국제적인 표준을 지킬 수 있는지, 그에 대한 정보력이 뒷받침 돼 있는지를 최우선적으로 따져본다”며 “이와 함께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필립 크리스티앙 엘러 BMW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은 유럽 기준의 노동법이나 인권법 등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 애플 협력사인 폭스콘을 예로 들었다. 그는 “폭스콘 노동자들이 잇달아 자살하면서 고객사인 애플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이 생겼다”며 “노동과 인권의 가치를 지켜 지속 가능성이 있는 회사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약 250억달러 규모로, 금액 기준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수출 지역별 비중을 보면 아시아가 36%, 중동이 24%, 유럽이 23%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