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에서 승리와 프랜차이즈 사업에 있어 성공의 공통점은 포지셔닝(위치 차지)입니다. 축구 게임에서 팀이 승리하기 위해선 골을 넣기 좋은 자리를 제대로 선점할 줄 아는 선수가 많아야 하는 것처럼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손님이 많이 찿을 만한 좋은 곳에 점포를 많이 확보하고 신뢰를 줄 수 있는 임직원이 있어야 합니다.”

김상곤 육칠팔 총괄이사.

2011년 가맹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최단 기간 300호점을 오픈한 프랜차이즈 기업 육칠팔의 사업을 총괄하는 김상곤(44) 이사는 최근 해외사업과 가맹점 사업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육칠팔 대표는 김 이사의 막내 동생 김기곤 대표지만, 미국·중국·호주 등지의 해외 진출과 국내 가맹점 사업을 사실상 도맡아 관리하는 이는 김 총괄이사다.

사업가로서 두각을 보인 김 이사는 축구선수 출신이다. 실업팀에서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김 이사는 15년 전 축구생활을 접고, 동생인 김 대표와 홍대 인근에 갈비찜 전문점인 ‘안의 갈비찜’을 오픈하면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첫 사업장이었던 홍대 인근 갈비찜 점포는 대박이었다. 사업 초기 하루 매출이 500만원을 넘을 정도였다.

김상곤 총괄이사는 “IMF 때 상경하면서 미래가 불투명했던 축구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함양에서 유명한 ‘안의 갈비찜’으로 매장을 열었는데 손님이 많았다”며 “이후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강서점, 일산점 등에 가맹점이 한때 70개가 될 정도로 인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즐거움은 잠깐이였다. 안의 갈비찜 사업은 얼마 되지 않아 어려움에 부닥쳤다. 광우병이 터지면서 쇠고기 소비가 급격히 줄었고, 그 결과 매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이다.

김상곤 총괄이사는 “당시 가맹점의 상권을 구 단위로 광범위하게 잡고 매장 입지, 상권 등 면밀히 검토해서 매장을 내줄 정도로 깐깐하게 운영했지만, 광우병이라는 외부 대형 악재에는 속수무책이었다”고 회상했다.

한동안 실의에 빠졌던 김 이사는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 운동선수 출신의 근성을 발휘해 힘을 냈고, 연예인 강호동씨를 동업자로 맞아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김 총괄이사는 2007년 고향 선후배로 알고 지내던 강호동씨와 함께 육칠팔을 설립하고 압구정, 도곡동 등 12개의 직영매장을 운영했다.

위기에 처한 축구팀이 외부에서 뛰어난 선수를 기용해 팀의 분위기를 바꾸듯 당시 예능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로 인기 절정이었던 강호동씨를 동업자로 영입한 것이다. 강호동씨는 육칠팔 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다.

그의 전략은 주효했다. 불경기였지만 프리미엄 고기 전문점인 ‘육칠팔’을 오픈하자 점포가 입주한 골목상권까지 활기가 넘칠 정도로 성공이었다. 직영매장으로 사업이 안정화하자 2010년에는 GS그룹 방계회사인 ‘승산’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김 총괄이사는 이후 ‘강호동 백정’, ‘강호동 치킨678’, ‘강호동 천하’ 등 그동안의 사업경험을 토대로 7개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1년여간 직영 매장을 운영하면서 수익성과 사업성을 검증했다.

김 총괄이사는 현재 가맹점 모집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2011년 본격적인 가맹사업 진출을 선언하자 가맹점 문의가 쏟아졌다”며 “특히 ‘강호동 치킨678’의 가맹점 수는 1년만에 200여개 가까이 늘었을 정도로 사업이 잘됐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도 육칠팔 본사에는 강호동 치킨678 가맹점 문의 전화가 하루에 50통 가량 걸려올 정도로 인기다. 그 결과 강호동 치킨678은 최근 300호점을 열었다. 매출액도 300억원을 돌파했다.

김 총괄이사는 “예비 창업자의 투자비를 줄이기 위해 매장의 위치는 물론 상권, 유동인구 등 철저하게 검증해 ‘장사가 될 것 같은 매장’만을 찾아서 오픈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말하는 ‘간판갈이’는 절대 안한다”고 못을 박는다.

그는 지난해 오픈한 ‘강호동 치킨678’ 200여개 매장 중 40여개 매장을 신도시 위주로 출점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서울 길음 뉴타운을 비롯해 미아 뉴타운·김포·파주 운정·인천 송도 등 새로 형성된 도시는 아직 권리금이 형성되지 않아 투자자의 투자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육칠팔 전체 매장 중 매출 상위권 매장 30% 이상이 신도시 가맹점이다.

김 총괄이사는 “신도시는 권리금이 없고 저렴한 임대료가 강점일 뿐만 아니라, 새로 신축된 건물이 많아 인테리어 콘셉트 적용이 쉽다”며 “프랜차이즈 창업 희망자는 저렴한 임대료 등에 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보다는 상권·인구·매장 특성 등을 꼼꼼하게 알아보고 창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곤 총괄이사는 “사업을 전개하면서 힘들거나 막히는 부분은 축구선수 시절 인연을 맺었던 황선홍, 하석주, 신태용 감독과 소주 한잔을 기울이면서 조언을 듣는다”고 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축구와 전혀 달라 보이지만 경기할 때 선수들의 위치 지시와 조직원 통솔 등이 프랜차이즈와 아주 비슷하다”며 “앞으로 축구선수의 시절의 근성과 성실함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