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술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뇌신경센터장(신경외과 교수)

뇌는 인체의 중앙통제실이다. 모든 신체 활동을 주관한다. 뇌가 제 기능을 하려면 혈관을 통해 혈액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 뇌혈관이 손상되는 뇌졸중 환자가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는 2005년 44만명에서 2009년 53만 명으로 19% 정도 늘었다. 인구 고령화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의 증가 탓이다. 비만·흡연·알코올도 영향을 준다.

뇌졸중은 크게 피떡(혈전)이 뇌혈관을 막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뇌졸중 환자 중 70%는 뇌경색, 나머지가 뇌출혈이다. 50대 이후 중년 환자가 많지만 젊은 환자도 점차 늘고 있다.

최근 38세 여성 환자 A씨가 응급실에 왔다. 언성을 높이다 갑자기 참기 힘든 심한 두통이 발생했다고 했다. 말이 어눌해지고 손발에 힘이 없었다. 뇌출혈 때문이었다. 뇌출혈 중에서도 손상되거나 약해져 있는 뇌동맥의 압력이 고혈압 때문에 높아지면서 부풀다 터지는 뇌동맥류였다.

A씨 같은 젊은층 뇌졸중의 주요 원인은 고혈압·스트레스·흡연·음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세대에서 고지방식을 즐기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삼겹살·짜장면·피자 등의 고지방식은 혈관에 기름때를 끼게 하고, 뇌혈관벽에 쌓여 혈관벽을 약하게 한다.

뇌졸중은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행동·언어·인지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뇌손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뇌세포는 한 번 죽으면 다시 살릴 수 없다. 특히 뇌졸중은 단일질환으로선 국내 사망원인 1위다. 고혈압성 뇌출혈과 뇌동맥류 파열은 사망률이 약 40%에 이른다.

뇌졸중 증상이 의심되면 환자는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 주요 증상은 편측마비·언어장애·시각장애·어지럼증·심한두통이다. 한쪽 팔과 다리를 움직이려고 해도 힘이 들어가지 않고 감각이 떨어진다. 발음이 어눌하고 말을 잘 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힘들다. 한쪽 눈이 안보이거나 물체가 겹쳐서 두개로 보인다. 비틀거리며 걷고 손놀림이 자연스럽지 않다. 심한 두통 때문에 속이 울렁거리고 토한다.

뇌졸중은 신속하게 초기 처치를 받아야 치료 결과가 좋다. 뇌출혈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4~5년 내에 약 25%가 재발한다. 뇌졸중에 따른 후유증을 줄이고 사망을 피하려면 늦어도 3시간 내에 혈전용해제를 이용해 막힌 혈관을 뚫거나 터진 혈관을 막는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뇌졸중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발병 시기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환자는 지속적인 치료와 함께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정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 음식 싱겁게 먹기, 채소·생선 충분히 섭취하기, 금연도 실천한다.

예방하려면 주요 위험 요인인 고혈압을 개선하는 운동이 필수다. 속보·조깅·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하루에 30분 정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효과적이다. 만약 이미 뇌졸중을 겪은 환자라면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이 필수다. 운동 시간은 새벽보다 기온이 올라간 오후가 좋다. 하지만 무거운 역기 들기, 팔굽혀펴기처럼 순간적으로 힘을 필요로 하는 운동은 피한다. 혈압을 높여 혈관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이 풍부한 과일·채소를 즐겨 먹으면 좋다. 음식은 싱겁게 먹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한다. 혈관을 망가뜨리는 담배는 끊고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과로·스트레스를 줄인다. 또한 친척 중 뇌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는데, 뒷목이 자주 당기거나 팔다리가 저린 사람은 의사와 상의해 뇌혈관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1.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2.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인다.
3.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한다.
4. 가능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한다.
5.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한다.
6.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한다.
7. 정기적으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측정한다.
8.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을 꾸준히 치료한다.
9. 뇌졸중의 응급증상을 숙지하고 발생하면 즉시 병원에 간다.
(출처 :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