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재·부품 산업이 대(對) 일본 무역수지 적자 증가와 중국의 빠른 추격 속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3일 ‘소재·부품 무역패턴 변화의 명과 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장기간 소재·부품 육성정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써 왔지만 여전히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개선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도 빠른 속도로 추격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가 정리한 국내 소재부품 산업 무역패턴 변화의 명과 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재·부품 산업은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0.1% 성장했고 무역특화지수도 2007년 0.12에서 올해 들어 7월까지 0.23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소재·부품 산업은 909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외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일 소재·부품 무역수지는 2007년 188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221억7000만달러 적자를 보이며 오히려 적자 폭이 훨씬 커졌다. 무역협회는 일본 등 주변국들 역시 소재·부품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대일 경쟁력이 과거에 비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는 특히 최근 들어 중국의 소재·부품 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국내 소재·부품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2007년 23.8%에서 올해 26.8%로 증가해 일본의 비중을 이미 넘어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 부품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제품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소재·부품 국산화와 경쟁력 강화에 산업별로 집중적인 육성책을 펼치면서 중국 자체의 IT 부품 경쟁력도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의 제현정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소재·부품 육성정책이 대일 무역적자 개선을 위한 소재산업 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의 부품 산업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