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 1942

외산 모바일게임의 한국 시장 점령이 시작됐다.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에 힘입어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한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인 해외 모바일게임사들이 적극적인 공세를 편 결과다. 반대로 한국 모바일게임사들은 국내 시장에 이어 해외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9일 현재 구글플레이 인기 무료게임 순위 1~3위는 ‘진격1942’, ‘슈퍼배드-미니언 러쉬’, ‘피파14’ 등 외산 모바일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1위를 기록중인 일본 모바일게임사 구미(gumi)의 ‘진격 1942’는 지난 17일 출시된 지 9일만에 카카오 게임하기 인기게임, 구글 플레이 무료게임 1위에 올랐다. 진격 1942는 전세계 5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한 인기 모바일 슈팅게임 ‘아이파이터2(iFighter2:The Pacific 1942)’를 기반으로 제작된 슈팅게임으로, 1980년대 오락실 비행 슈팅게임의 향수를 자극한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진격 1942와 같은 날 출시된 게임로프트사의 ‘슈퍼배드-미니언러시’도 귀여운 3D 캐릭터 덕분에 인기몰이 중이다. 애니메이션 ‘슈퍼배드’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미니언이 되어 달리기, 점프, 비행 등을 하는 게임으로, 전세계 1억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다. 게임로프트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모바일게임사로, 인기 유료 모바일 게임인 ‘아스팔트 시리즈’로 유명하다.

미국 EA의 간판 축구게임 ‘FIFA’의 모바일버전인 ‘피파14’도 지난 27일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지 이틀 만에 무료게임 순위 3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슈퍼배드 스크린샷

그 밖에도 29일 기준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에는 다양한 외산 모바일게임이 이름을 올렸다. 9위에 오른 ‘캔디크러쉬사가’는 영국 게임개발사 킹(King)사의 퍼즐 게임으로, 페이스북에서 지난 4월 기준 일일 이용자수 5000만명, 월간 이용자 1억800만명을 기록했다. 12위는 구미코리아의 ‘진격 1942, 4위는 엑토즈소프트가 출시한 일본산 게임 ‘확산성 밀리언아서’가 차지했다.

중국업체인 쿤룬코리아의 ‘암드히어로즈’와 ‘다크헌터’, ‘레전드오브킹’ ‘천신온라인’ 등도 각각 26위, 33위, 35위, 36위에 올라 있다.

외산 모바일게임이 한국으로 밀려들어오는 이유는 한국이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앱애니의 통계에 따르면 구글마켓의 올해 2분기 기준 국가별 매출 순위는 한국이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는 미국, 4위는 독일, 5위는 영국이 뒤를 이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5위 안에 들 정도로 크기 때문에 중국, 일본 등 각 국가의 모바일 게임사들이 자국에서 성공했던 게임을 앞세워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며 "최근 한 외국 게임사는 한국에서 월 10억원을 들여 마케팅을 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왼쪽)와 2013년 2분기 구글·iOS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 5개국 현황.

한편 국내 모바일게임사들은 속속 해외로 무대를 옮겨가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작년 하반기 이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성숙 단계에 들어서면서 성장세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시장 확대에 따라 다양한 모바일게임이 출시되면서 시장경쟁은 심화되고, ‘대작 게임’이 될 확률과 그 효과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반면 해외 모바일게임 시장은 초기 단계에 불과해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게임전문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와 NH농협증권에 따르면 태블릿PC와 스마트폰 게임시장은 앞으로 4년 동안 연평균 각각 47.7%, 18.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PC, 콘솔 등 다른 플랫폼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위메이드는 올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 ‘윈드러너’를 조만간 세계 11억명이 이용하고 있는 페이스북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빌은 미국, 일본지사에 이어 중국지사를 설립했으며 중국 오픈마켓 ‘치우360’을 통해 게임 ‘다크어벤저’를 공개할 예정이다.

CJ E&M 넷마블도 대만에서 ‘마구마구 2013’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으며, ‘모두의 마블’ ‘다함께 차차차’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