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perfect) LTE-A', '광대역 LTE-A', '풀(Full) 광대역 LTE'….

최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LTE(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마케팅을 위해 사용한 표현들입니다. 요즘 통신사들 사이에선 작명(作名) 전쟁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선전하는 서비스는 아직 시행되지도 않은 것들입니다.

이름들을 이해하려면 'LTE-A(어드밴스트)'와 '광대역 LTE'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LTE-A는 떨어져 있는 대역의 주파수를 주파수집성(CA) 기술로 묶어 하나처럼 쓰는 방법입니다. 예컨대 떨어져 있는 두 개의 1차선 도로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광대역 LTE는 1차선 도로를 2차선으로 넓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방법 모두 2개 차선을 이용하는 것이니, 이론적으로는 LTE의 2배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LTE만 서비스하던 KT는 지난달 기존 LTE 주파수와 바로 인접한 새 주파수를 할당받아 광대역 LTE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14일부터 서울 4개 구에서 광대역 LTE를, 6대 광역시에서는 LTE-A를 시작했습니다. KT는 이를 '광대역 LTE-A'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이 용어는 광대역 LTE 망과 기존 LTE 망을 CA 기술로 결합해 LTE의 3배 속도를 내는 차세대 LTE 서비스로 혼동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이 서비스는 통신 3사 모두 내년에야 가능할 전망입니다.

LTE-A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SK텔레콤은 최근 홍보 행사에서 '퍼펙트 LTE-A'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LTE-A와 광대역 LTE가 모두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표현이지만, SK텔레콤은 아직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연내에 서울·수도권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할당받은 광대역 주파수에 '풀 광대역 LTE'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경쟁사의 광대역 LTE 주파수보다 폭이 넓은 '완전한(full)' 주파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주파수와 기존 LTE 망을 결합하는 '풀 광대역 LTE 서비스'는 역시 내년이 돼야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귀에 쏙쏙 박히는 이름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망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서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LTE-A조차 LTE의 2배 속도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LTE보다 느린 지역도 있는 실정입니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이름으로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돈을 쏟아붓기보다는 망 구축에 제대로 투자를 하는 것이 정공법이 아닐까요.